올해 미국 서점가에선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경제관련 서적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미 시사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9일 올 신간도서 가운데 특히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2008년 베스트 비즈니스북'을 선정해 소개했다.

인기가 높았던 베스트셀러는 단연 신용경색 및 투자은행과 관련된 내용의 책들이었다. 유명 경제전문 변호사인 찰스 R 모리스가 쓴 '1조달러 증발(The Trillion Dollar Meltdown)'은 미 경제위기가 자유시장주의에 대한 무조건적 맹신에서 비롯됐다며 시장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미국은 왜 신용불량 국가가 되었을까?'란 제목으로 국내에도 번역판이 나왔다.

전직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였던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등 골드만삭스 주요 임원들의 재직시절 이야기를 생생히 그린 투자전략가 찰스 엘리스의 '파트너십:골드만삭스의 탄생(The Parnership:The Making of Goldman Sachs)'도 큰 관심을 모았다.

'출판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워런 버핏에 대한 책도 어김없이 리스트에 올랐다. 버핏의 최측근인 애널리스트 앨리스 슈뢰더가 집필한 버핏의 공식 자서전인 '스노볼:워런 버핏과 인생경영(The Snowball:Warren Buffett and the Business of Life)'은 지난 9월 말 출간된 후 3주 만에 70만부가 팔렸다. 또 혁신 경영의 '구루(정신적 스승)'로 잘 알려진 앨런 래플리 P&G 회장이 자신의 경영철학을 담은 '게임 체인저(The Game-Changer)'도 명단에 포함됐다.

경제학에 심리학적 요소를 도입해 사람들의 비합리적 경제행위를 분석하는 행동경제학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매사추세츠공대(MIT) 행동경제학 교수인 댄 애리얼리의 '예측가능한 비이성적 행위(Predictably Irrational)'는 '상식밖의 경제학'이란 제목으로 국내에도 번역서가 나왔다. 과도한 소유권 강조가 불러오는 시장 혼란에 대해 서술한 마이클 헬러 컬럼비아대 법학교수의 '정체된 경제(The Gridlock Economy)'도 베스트 도서 명단에 올랐다.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의 저자로 유명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신작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Hot,Flat,and Crowded.국내 출판제목 '코드 그린')'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녹색 혁명을 강조하며,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신재생에너지 공약과 더불어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