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최초로 4세대 LTE(Long Term Evolution) 단말 모뎀칩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차세대 이동통신 표준 경쟁에서 한 발짝 앞서나갔다. LG전자가 9일 공개한 LTE 단말 모뎀칩은 휴대폰 등 LTE 단말기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해서 처리하는 핵심 부품으로,컴퓨터로 치면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모뎀칩은 1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크기로(가로 세로 13㎜) 만들어 휴대폰 등에 적용하기가 더 쉬워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작은 칩 안에 LTE 첨단 표준기술을 집약,휴대폰으로 700MB(메가바이트) 짜리 영화 한 편을 1분 안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 모뎀칩 개발을 계기로 LTE 기술을 적용하는 휴대폰 개발 경쟁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한국의 와이브로(WiBro,모바일 와이맥스)와 노키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LTE 등 2개의 기술로 압축된 상태다.

안승권 MC사업본부장은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 경쟁 업체들보다 LTE 단말기를 먼저 내놓기 위해 칩셋을 서둘러 개발했다"며 "칩셋 사업을 직접 한다기보다는 퀄컴과 같은 유력 업체와의 협력 등으로 로열티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모뎀칩을 사용하면 최대 초당 100메가비트(Mbps)의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고,초당 50메가비트 속도로 데이터를 내보낼 수도 있다. 이날 시연에서는 LTE 서비스 상용화 시점(2010년)에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6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현재 3세대 이동통신인 SK텔레콤 'T라이브'나 KTF '쇼'와 같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7.2Mbps 다운로드 기준)과 비교하면 8배 이상 빠른 속도다.

LG전자는 이번 LTE 단말 모뎀칩 개발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일반 PC의 무선 랜카드와 같은 'LTE 카드'도 공개하는 등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백우현 LG전자 CTO는 "앞으로 4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LTE가 유력한 기술로 떠오를 것"이라며 "LG전자는 지난 3년간 250여명의 연구진을 투입,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 용어풀이 ] LTE

현재의 3세대 이동통신 기술 가운데 하나인 WCDMA(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에서 진화한 것으로,3세대의 장기적 진화라는 뜻에서 LTE(Long Term Evolution)란 이름이 붙었다. 기존 네트워크와 유연한 연동이 가능하고 기지국 설치 등 투자 비용이 적어 세계의 많은 이동통신사들이 차세대 기술로 채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