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기계공고 3학년 재웅,기준,호철,성민은 학업에는 별 뜻이 없고 놀 궁리만 하다가 엄마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게 일상이다. 그러던 이들에게 원주의 천마산업에서 실습할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는 두메산골 고압 송전탑 건설현장 '노가다'였다. 처음에 탈출을 시도하던 아이들은 이곳에서 여러 일을 겪으며 '꼴찌 클럽'을 결성하고 천마산업과 마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면서 부쩍 자라난다.

도서출판 비룡소가 주관하는 청소년문학상인 '블루픽션상'의 제2회 수상작 <꼴찌들이 떴다!>는 학벌 위주의 사회에서 변두리로 몰려난 아이들의 성장담이다.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작가 양호문씨(48)는 "소설을 쓰기 위해 실제로 공고에 재학 중인 아들과 친구들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블루픽션상을 수상하기 전까지 건설회사,서적 외판,편의점 경영,입시학원 강사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문학의 길을 걸으며 2000년 등단했으나 이후 문학상 등의 최종심에서 몇 번 고배를 마시는 등 좌절을 겪기도 하고 생활고에도 시달렸다. 결국 꿈을 이룬 양씨는 "50세가 다 되어 이 자리에 오게 된 나도 꼴찌 인생"이라며 앞으로 꼴찌들에 대한 소설을 더 써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