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각종 개발 호재로 수요가 풍부했던 인천에서 신규 분양 아파트에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0)' 단지가 등장했다.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인천 서구 오류지구에서 207가구 규모의 A아파트가 지난 3~5일 청약신청을 받았지만 1~3순위에서 청약자가 한 명도 없어 모두 미달됐다. 인천에서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나온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 아파트는 계약 후 곧바로 분양권을 거래할 수 있는 데다 분양가를 3.3㎡당 990만원대로 주변단지보다 저렴하게 책정하고 계약금 5%,중도금 대출 이자후불제,발코니 무료 확장,붙박이장 무료 시공 등의 조건을 내걸었지만 수요자를 모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검단신도시 개발과 분양권 전매자율화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미분양 물량이 많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경기 침체 심화로 수도권 청약 수요가 급감한 데다 인천지역의 경우 자체 수요보다 월등히 많은 물량이 단기 공급된 상태"라며 "경제자유구역 조성 등 대형 개발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할 경우 인천도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