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독자기술로 개발,수출용 제네시스와 모하비에 탑재한 4.6ℓ 가솔린 엔진이 처음으로 미국 10대 엔진에 뽑혔다.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인 워즈오토(Wardsauto)는 북미 지역에서 올 한 해 판매된 모든 차종의 엔진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4.6ℓ 가솔린 타우엔진이 '2009 10대 최고 엔진'으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10대 엔진에는 현대·기아차 외에 2.0ℓ급에서 아우디와 폭스바겐,2.5ℓ급은 포드,3.0ℓ급은 BMW 2종 등이 이름을 올렸고 3.5ℓ에선 도요타와 혼다 등이 뽑혔다. 1994년부터 시작된 워즈오토의 10대 엔진상은 글로벌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유일하게 이뤄지는 엔진분야 상으로 자동차 업계에선 '엔진 부문의 아카데미 상'으로 불린다.

현대·기아차는 크라이슬러 등에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이전할 만큼 우수성을 인정받은 2.0ℓ 이하 중·소형 엔진을 넘어 대형 엔진까지 최고로 평가됨에 따라 고급차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기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워즈오토는 타우엔진에 대해 "힘 전달이 부드럽고 동력 성능에서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합리적 가격 역시 돋보이는 점"이라며 "현대·기아차가 보유한 세계적인 엔진 기술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타우엔진은 현대·기아차가 2005년부터 3년여 동안의 연구개발을 통해 8기통 엔진으론 국내에서 첫 독자 개발했다.

미국에 수출되는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모하비에 장착되고 있으며 내년 2월 나올 에쿠스 후속 최고급 대형 세단 VI(프로젝트명)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380마력의 고출력을 자랑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6초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1975년 포니를 생산할 때 일본 미쓰비시로부터 엔진을 사와야 했던 현대차는 1991년 엑센트 등에 탑재된 1.5ℓ급 알파엔진 개발을 통해 엔진기술 독자화를 이뤘다. 이후 2.0ℓ 베타,2.7ℓ 뮤,3.3ℓ 및 3.8ℓ 람다엔진 등을 자체 개발하며 중·소형 엔진에서는 최고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2004년 쏘나타에 장착된 직렬 4기통 2.0ℓ와 2.4ℓ 쎄타엔진 기술을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에 로열티를 받고 이전했다.

지난 7월엔 프리미엄 자동차의 대명사로 통하는 독일 벤츠로부터 현대차 i30에 탑재된 1.6ℓ 가솔린 감마엔진을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거절하기도 했다. '10대 엔진' 올해 시상식은 내년 1월14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열린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