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700년 역사의 암스테르담 홍등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네덜란드 당국이 암스테르담의 매음굴,섹스숍,마리화나 카페 등을 폐쇄해 홍등가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는 도시정화 계획을 발표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로데위크 애서 암스테르담 부시장은 "암스테르담이 더 이상 범죄자의 자유지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매음굴은 마약이나 돈세탁,여성 인신매매와 같은 조직범죄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암스테르담 시정부는 이미 지난해 홍등가에 있는 매음굴의 3분의 1을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번 조치는 매음굴 숫자를 482개에서 243개로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으로 예상보다 강도가 더 세진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시 정부는 이와 함께 76개에 이르는 마리화나 카페 가운데 절반 정도를 폐쇄시킬 계획이다. 특히 홍등가와 연계한 핍쇼 섹스쇼 기념품가게 등도 문을 닫게 된다.

그렇다고 홍등가를 전멸시키겠다는 건 아니다. 애서 부시장은 "200개가 넘는 매음굴과 30여개의 커피숍이 공존하는 거리는 세계 어디에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문화적인 매력까지 갖춰 이곳에 왔다고 해서 부끄럽게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정부는 호텔 부티크 갤러리 식당 등을 이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3900만유로(733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네덜란드는 2000년 매춘을 합법화했으며,마리화나는 불법이지만 소량 소지는 묵인하고 있어 커피숍에서 공개적으로 이를 팔고 있다.

한편 지난 5일엔 네덜란드 대법원이 돈을 받고 성행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핍쇼와 스트립쇼 사업장을 유흥업소가 아닌 극장으로 간주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재무부가 최근 핍쇼 사업장을 유흥업소로 분류해 19%의 높은 부가가치세(VAT)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제기한 상고심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함으로써 핍쇼 사업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재무부를 상대로 5년에 걸쳐 '마라톤' 법정다툼을 벌여온 핍쇼 사업주는 19% 대신 뮤지컬 공연장,음악 연주회장 등과 마찬가지로 6%의 낮은 부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