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락하기 전인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펀드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수익률이었다. 전교생 성적표처럼 1등부터 하위권까지 등재된 순위표에 따라 펀드 판매 규모가 좌우됐으며 금융업체들도 수익률 중심의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펀드 자산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률 중심의 판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상승장에서 촉망받던 우등생이 하락장에서 된서리를 맞아 불량 펀드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익률의 실상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펀드는 과거 수익률이 결코 미래의 성과를 담보하지 않는다. 시장상황 변화,운용전략 수정 혹은 펀드매니저 교체에 따라 운용 성과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상승장에 강한 펀드가 있는가 하면 약세장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펀드도 있다. 단기 성과가 최상위와 최하위권을 오가는 부침이 있는 펀드가 있는 반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펀드도 있다.

또한 우수한 성과를 내던 펀드매니저가 중간에 퇴사해 운용스타일이 변화하거나 성과가 악화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렇듯 펀드 투자는 과거의 성적표만을 믿고 방치해 두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펀드 가입 후에는 정기적으로 펀드의 운용 현황을 살펴봐야 한다.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은 물론 펀드 매니저가 교체되었는지,운용 스타일은 변화가 없는지의 여부를 챙겨야 한다. 펀드가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펀드의 주요 성과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자한 펀드의 벤치마크 대비 성과나 동일 유형 내의 펀드 순위를 주기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정금액 또한 손쉽게 펀드 운용상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설정금액이 감소하는 속도가 빠르다든가,환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펀드라면 원인을 파악해 환매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 대비해서 2%포인트 이상 미달하는 기간이 계속되거나 동일유형 대비 순위가 하위 70% 수준을 장기간 지속하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펀드 교체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펀드판매사들도 다양한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펀드 사후관리 서비스는 매년 지급하고 있는 판매보수에 대한 대가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판매회사에 정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사후관리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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