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천연가스로 합성석유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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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로 친환경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석유대체연구센터의 전기원 박사는 한국에너지연구원 윤왕래 박사와 공동으로 천연가스로부터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GTL(Gas-to-Liquid) 파일럿 플랜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 기술은 2006년부터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27억원을 투입해 개발된 것으로 천연가스를 디젤유나 제트유 등의 청정 액체연료 및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다. GTL 기술로 생산된 합성석유는 황과 매연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다. 따라서 석유고갈과 고유가에 대비한 대체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산업체에서는 한국석유공사,대림산업,두산메카텍,SK에너지,현대엔지니어링 등이 개발과정에 참여했다.
GTL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중소형 가스전 중에서 지리적 약점 등으로 LNG(액화천연가스) 형태나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송이 곤란한 '한계가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전세계 가스 매장량의 약 50%가 이 같은 한계가스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원유와 함께 매장됐지만 원유를 뽑는 과정에서 경제성 문제 등으로 태워 없애 버리는 '동반가스'(전세계 약 4000조ft 로 추정)도 GTL 기술을 적용할 경우 유전에서 곧바로 액체연료로 전환,수요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셸(Shell) 등 몇몇 선진국 정유사들만 이 같은 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들은 말레이시아 카타르 남아공 등의 천연가스전에 GTL플랜트를 설치해 액체연료를 생산 중이다. 연구팀은 30~40달러의 생산비로 합성석유 1배럴을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유가가 50달러 이상만 되면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GTL 공정을 위한 핵심기술인 촉매 및 반응기를 개발했으며 현재까지 국내외에 이와 관련된 특허를 22건 이상 출원했다. 현재 화학연에 설치된 GTL 파일럿 플랜트는 하루 0.1배럴의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다.
전 박사는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5년 안에 상업화의 기준이 되는 하루 500배럴 생산 규모의 GTL공정을 완성할 계획"이라며 "상업화 단계에 이르면 연간 16조원에 달하는 국내 경유 수입시장과 연간 20조원 규모의 세계 GTL플랜트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