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5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해 국민은행 증자 대금으로 쓴다. 금융지주회사가 이런 방식으로 자(子)은행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은 하나금융 우리금융에 이어 KB금융이 세 번째다.

KB금융은 다음 주께 5000억원 규모로 3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키로 하고 신용평가를 받았으며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KB금융은 5000억원을 전액 국민은행 증자에 쓴다는 계획이다. KB금융 회사채와 관련,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각각 'AAA' 및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KB금융이 국민은행 증자에 나서는 것은 국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6월 말 12.45%였으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를 4조원 이상 취득하면서 자기자본비율이 9월 말 9.76%로 떨어졌다.

이후 1조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판매해 BIS 비율을 10.74%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금융감독 당국의 권고치인 11%대엔 아직 미치지 못한다. KB금융은 국민은행에 5000억원을 증자하게 되면 자기자본비율이 11.07%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국내외 우량기업과 자사주를 맞교환하게 되면 올해 말 기준으로 11%대 중반 이상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2일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이미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4500억원을 하나은행 증자에 쓴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오는 9일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이 중 7000억원을 우리은행 유상증자 대금에 쓰기로 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