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ㆍ이기호씨도 합류 … 박민규ㆍ백영옥ㆍ정이현씨 인터넷서점에 실어

인터넷 공간에 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

소설가 공지영씨와 이기호씨는 지난달 27일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문학속세상'(story.media.daum.net)에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공씨가 연재 중인 <도가니>는 청각장애인 성폭행 사건을 다룬 신문기사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작가는 '판결을 수화로 전해들은 청각장애 학생들의 이상한 신음소리가 법정을 울렸다'는 기사의 마지막 줄에 충격을 받고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기호씨의 <사과는 잘해요>는 어떤 시설에 갇혀있던 시봉과 '나'의 이야기로,죄의식을 다루고 있다. 이와 함께 '문학속세상'에는 시인 함민복씨의 에세이가 주1회 연재될 예정이고,일주일에 3번 천양희,장석남,이정록,신달자 시인의 시 70편과 짧은 시작(詩作) 노트가 '한국대표시인 70인-시,사랑에 빠지다'라는 이름으로 이어진다.

소설가 박민규씨와 백영옥씨는 지난 1일부터 인터넷서점 예스24에 연 블로그를 통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소설을 주5회 연재하고 있다. 두 작가가 '외모'라는 같은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는 작품이다. 박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못생긴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다룬 소설이고,백씨의 <다이어트의 여왕>은 다이어트와 관련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중심축으로 한 작품이다.

이에 앞서 소설가 정이현씨는 인터넷교보문고에 지난 8월부터 추리소설 <너는 모른다>를 연재하고 있다. 또 박범신씨와 황석영씨도 <촐라체>와 <개밥바라기별>을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한 바 있다. 네이버도 박씨와 황씨에 이어 새 소설을 연재할 작가를 물색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 작가의 소설은 인터넷 공간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형태로 연재된다. 박씨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위해 한 인디밴드에 부탁해 제작한 '눈물'이라는 제목의 록 블루스 곡을 배경음악으로 썼고 실제 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블로그 디자인 작업을 했다. 백씨는 연재분마다 삽화를 넣고 작품을 읽을 때 루시드 폴의 '물이 되는 꿈'과 라디오헤드의 '싱킹 어바웃 유'를 들으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2일 서울 삼청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씨는 "연재 전 날 잠을 못 이루다가 '악플이 너무 무섭다'고 썼더니 의외로 '두려워하지 말라','악플다는 사람들 우리가 혼내주겠다'는 댓글이 달려서 안정을 찾게 됐다"면서 "앞으로 작가 노트처럼 짧은 댓글을 다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온라인 연재라고 해서 모든 것을 인터넷의 특성에 맞출 생각은 없다. 온라인 연재를 통해 더 많은 독자를 문학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진아 다음 미디어사업팀장은 "'문학속세상'에 지금까지 15만~20만명이 접속했고,120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고운 기자/정원하 인턴(한국외대 대학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