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국에서 가장 불안한 직업은? 답:최고재무책임자(CFO).'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 기업 CFO들의 자조 섞인 푸념이다.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헤드헌팅사 크리스트 코들러의 조사를 인용해 올해 기업 CFO 이직률이 13년 만의 최고치였던 지난해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트 코들러가 포천 500대 기업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 65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들어 7월까지 70명의 CFO가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명에 비해 42.9%나 늘어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19.5%의 CFO 이직률을 기록해 13년래 최고 수준을 보인 지난해를 능가할 전망이다. CFO의 평균 재직 기간은 4.8년으로 작년의 5.5년보다 줄었다.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재직기간(6.2년)보다 1.4년이나 짧다. 헤드헌팅 전문업체 러셀 레이놀드의 CFO 헌팅 책임자인 조던 그랜드는 "CFO는 미국에서 가장 불안한 직업"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통신장비업체 알카텔루슨트의 CFO인 허버트 드 페스퀘이독스가 13개월 만에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지난 10월에는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포드사의 돈 레클레 CFO가 은퇴 계획을 밝혔다. P&G의 CFO인 클레이턴 데일리도 내년 1월 교체될 예정이다. 이 밖에 오라클 구글 월그린 등이 올해 CFO를 바꿨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