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2위 은행 RBS지분 인수 … 獨 코메르츠방크, 경쟁사 M&A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유럽 은행업계의 지각변동이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라이벌 은행 간의 합종연횡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50억파운드(약 23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영국 2위 은행인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지분 57.9%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0월13일 RBS를 비롯해 로이즈TSB HBOS 등 3대 은행에 총 370억파운드(약 640억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었다.

지난 10월 중순 5000억유로(약 6370억달러) 규모의 은행권 구제금융안을 발표한 독일에서도 은행업계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다. 독일 지역은행인 바이에른란데스방크(LB)는 연방정부와 바이에른주 정부에 총 100억유로의 구제금융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독일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정부에 공적자금 지원을 요청한 바이에른은행은 당초 바이에른주 정부에 54억유로와 연방 정부에 10억유로 지원을 각각 요청했지만 유동성 위기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지원요청 규모를 늘렸다.

독일 정부로부터 82억유로를 지원받은 독일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는 지난 8월 인수ㆍ합병(M&A) 계약에 합의했던 경쟁 은행 드레스너방크를 금융위기로 인한 주가 하락과 자금난을 감안해 인수가격을 당초 98억유로에서 51억유로로 47억유로 싸게 매입하고,M&A 일정도 예정보다 6~9개월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드레스너방크의 모회사인 보험그룹 알리안츠는 드레스너방크를 매각하는 대신 합병으로 덩치가 커질 코메르츠방크의 지분 18%를 넘겨받기로 했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은행도 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신주발행으로 투자자들로부터 72억유로 규모의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투자관리업체 프린서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유럽 은행 재자본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또다시 은행 쪽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