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펀드(MMF)의 수익률이 국내외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를 앞지르고 있어 주목된다.

1년 수익률은 물론 장기 투자의 기준이 되는 3년간 누적 수익률에서도 다른 펀드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단기자금 투자처로만 인식되고 있는 MMF 상품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MMF의 1년 수익률은 5.33%를 기록,채권형펀드 수익률(4.45%)보다 0.88%포인트 높았다. 1년간 1억원을 MMF에 넣은 투자자는 같은 금액을 채권형펀드에 가입한 경우보다 88만원의 수익을 더 챙길 수 있었던 셈이다.

반면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은 각각 -41.34%와 -47.42%를 기록하며 절반에 가까운 자산을 까먹었고,주식과 함께 채권도 편입하는 혼합형펀드는 13.56%의 손실을 냈다.

MMF는 2년간 누적 수익률도 10.18%로 모든 유형의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장기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 3년 누적 수익률 역시 14.57%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에 각각 10.79%,4.06%의 손실을 내고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는 물론 혼합형펀드(5.07%) 및 이 상품과 주로 비교 대상이 되는 채권형펀드(7.79%)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MMF의 1~3년 수익률이 모든 주식형·채권형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는 얘기다.

이처럼 초단기 자금의 대표적인 투자처로 알려진 이 상품이 중장기 투자 성적에서도 주식이나 채권형펀드를 앞서고 있는 것은 자본시장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과장은 "그동안 각광받았던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한 데다 기업의 자금사정마저 경색되면서 채권형펀드들도 기대수익률 아래로 떨어짐에 따라 단기자금 운용 수단인 MMF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최근 MMF에 뭉칫돈이 몰리는 추세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으로 MMF 설정 잔액은 82조5252억원으로 1년 사이에 28조9439억원 증가했다. 채권형펀드 설정 잔액이 30조3705억원으로 같은 기간 13조6930억원 빠져나간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