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은행권 자금지원 확대 기대감
불확실성 줄며 사흘째 동반 급등

지수 반등을 가로막던 은행주와 건설주가 연일 뜀박질하며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부의 자금지원과 구조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에 은행업종은 4일째,건설업종은 3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시행착오가 예상돼 추가 상승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현대건설(2.45%)과 대우건설(3.80%) GS건설(9.78%) 현대산업(5.39%) 등 대형 건설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건설업종지수는 3.82%나 올라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이 상승했다. 1차 대주단 가입 다음날인 지난 25일 1.90%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던 건설업종지수는 이후 3일 동안 20% 넘게 반등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들이 대주단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건설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의 공포감이 누그러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진 데다 은행권에 대한 정부의 자금지원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은행주들도 C&그룹의 워크아웃 신청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자본 확충과 대출여력 확대를 위해 보증 확대 등의 방식으로 자금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에 나란히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하나금융지주가 6.38% 상승했고 우리금융(4.71%) 신한지주(2.87%) 외환은행(0.98%) KB금융(0.67%) 등이 모두 올랐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증자 가능성 등 정책지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가 유입된 점도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인 이유"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이후 3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은 이날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기업은행 등을 중심으로 금융주를 477억원어치 매입했다. 건설주도 300억원 넘게 순매수하는 등 이날 271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투신을 비롯한 기관도 이날 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 금액 중 절반가량을 건설 및 은행주에 집중시켰다.

건설주와 은행주의 '단기 랠리'가 지수 반등에는 힘을 더해주고 있지만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외 변수가 완화되는 가운데 내부적인 부담요인이었던 이들 업종이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경우 증시도 강한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남아있는 데다 외국인 매수 등 수급상 긍정적인 변화도 단기에 그칠 수 있어 경계할 필요는 있다는 지적이다. 송 연구원은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충격파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신용위기가 예상과 달리 장기화되고 금융권의 외화 유동성 부족이 심해질 경우 이전 저점을 뚫고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도 "심리적인 부담을 완전히 털어내기 위해선 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보다는 부실자산 해소가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