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의 한국기업 '때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보고서를 통해 항공ㆍ해운 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고 관련주에 대한 '매도'를 권고한 것.

그러나 해당 업체들의 주가는 강세장에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외국계 셀(Sell) 보고서에 대한 투자자들의 '맷집'도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일제히 '매도'로 제시했다. 운송주가 극심한 경기침체 영향을 받아 당분간 부진을 면치 못 할 것이라는 게 이 증권사의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운송업계의 경기가 바닥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며 "그러나 경기가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단언했다. 국내 항공주, 해운주 모두 향후 1년간 시장수익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어 "현재 한국 경제는 1997~98년과 2001~02년보다 훨씬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한국 운송회사들이 (그때보다) 더 많은 채무에도 불구하고 도전적 환경을 헤쳐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해운주 주가는 이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1시 38분 현재 한진해운이 전날보다 600원(3.86%) 오른 1만6150원에 거래되고 있고 STX팬오션도 2.41% 상승세다. 현대상선은 보합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2.34%) 아시아나항공(-1.07%)이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외국계 보고서 충격이라기보다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영향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7.2% 급등한 배럴당 54.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ㆍ해운주 관련)외국계 '매도' 리포트는 뒷북치는 수준 밖에 안 된다"면서 평가절하했다. 이미 관련주 주가가 60~70% 가까이 급락한 상황에서 주식을 내다팔라는 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항공주의 경우 최근 유가 수준을 보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외국계 보고서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투자자들에게 주문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