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경제지표 부진에도 꿋꿋히 상승한 덕분에 국내 증시도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장중 1060선을 넘었다. 이로써 당분간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향후 증시의 방향이나 강도는 현재 반등의 성격을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지난달 말의 반등과 현재의 반등에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추가로 반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지난달 급락이 미국 금융기관의 파산과 달러 유동성 부족이 원인이었다면, 최근 하락은 실물경제 침체가 원인이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국가 부도 리스크라는 극단적인 악재가 해소되면서 단기간에 반등을 보였던 10월과 달리 이번에는 실물경기 침체라는 악재가 지속적으로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단기 유동성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 증권사 신중호 연구원은 "정부가 채권안정펀드를 조성하는 등 시중금리 안정을 유도하고 있으나, 실세금리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은행채 및 회사채 스프래드도 11월 들어 재차 상승하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가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소비 부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는 자동차 구제안이 어떻게든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돼 단기 반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뿐만 아니라 10월 사상최대의 경상수지 흑자와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인출에 따른 외화 유동성 증가 등이 환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경우 증시에도 간접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이 꼽은 반등 연장의 조건은 ▲외국인 매수 지속 ▲환율 안정 ▲은행과 건설의 상승 등이다.

증시가 미국 증시의 강세와 아직은 불안한 수급 개선을 등에 업고 모처럼 연속 상승 중이다. 이번 반등에 대해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경기침체가 만성질환처럼 시장을 괴롭힐 것이라는 것이 요지이지만, 그간의 마음 고생에서 벗어나 잠시 반등을 즐기는 것도 나빠보이지 않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