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형 건평씨가 동시에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는 처지가 됐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퇴임하면서 봉하마을 사저로 국가기록물을 무단으로 옮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월 말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한 것을 시작으로 넉 달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비서관, 행정관 등을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노 전 대통령이 사저에 설치한 `e 지원'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파일에 대한 정밀 분석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애초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최종 수사 절차를 마치고 늦어도 이달 초까지 수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지만 전직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법을 둘러싸고 노 전 대통령 측과 여전히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검찰이 방문조사를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자 노 전 대통령이 즉시 "굳이 조사를 하겠다면 방문할 이유 없다.

출석하겠다"며 사실상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쳐 수사가 답보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계속 노 전 대통령 측과 조사 방법을 의논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직접 출석하는 것은 만류해야 한다는 게 검찰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건평씨 문제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를 둘러싼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2005년 말부터 2006년 초 사이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세종증권의 거액 금전 로비를 받은 정화삼 씨 형제를 당시 정대근 농협중앙회장과 이어준 고리로 지목받고 있는 것.
정 전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씨는 정 씨 형제뿐 아니라 홍기옥 세종캐피탈(세종증권 최대주주) 사장을 직접 만나 정 전 회장을 연결해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건평씨가 사례비 조로 돈을 받았는지에 주목하고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벌이는 한편 출국을 금지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혐의가 구체화되지는 않았으나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