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의 속살을 훔쳐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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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한국 얀 아르튀르 베르트랑 사진│이어령 외 글
프랑스의 항공사진작가 얀 아르튀르 베르트랑이 한반도를 공중에서 찍은 사진집 ≪하늘에서 본 한국≫(새물결)을 펴냈다.
지구촌 곳곳을 항공촬영한 사진집 ≪하늘에서 본 지구≫로 유명한 그는 5년 동안 10여차례 한국을 드나들며 독도와 비무장지대,판문점 등 한반도의 남단 전역을 2만여장의 항공사진에 담았다.
이번 사진집에는 2만여장 중 160여장의 사진을 대형판 올컬러 양장에 실었다. 전남 보성 봇재 기슭에 자리잡은 녹차밭의 초록색 원형미,저녁놀에 곱게 물든 순천만 갯벌의 장관,누비이불처럼 겹겹이 이어진 전북 고창의 농촌 들녘 등 아름다운 풍경이 양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300여개의 폐그물을 이용해 다시마를 말리는 전남 완도군 평일도의 일상과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 조선소,천년고찰을 자랑하는 불국사,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항공촬영한 판문점까지 한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들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여기에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존 프랭클 연세대 부교수 등의 에세이가 곁들여져 '보는 즐거움'에 '읽는 맛'까지 더한다.
'얀이 찍은 숭례문을 보면 눈물이 난다. 그것이 불타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 600년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달리는 자동차의 창문으로 내다보던 엊그제의 숭례문과는 사뭇 다른 무언가가 거기에 있다. 고공에서 보면 사람,자동차,빌딩 그 어느 것도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다. 거드름을 피우던 문명의 모든 것들이 납작하게 엎드리게 된다. 자동차의 물결 사이에 외로운 섬처럼 남아 있던 숭례문도 고공의 카메라 렌즈에 잡히면 갑자기 어깨를 펴고 거인처럼 일어선다. '(이어령)
이 사진집이 완성되기까지 유엔군사정전위원회와 국방부,산림청과 해양경찰청 등 수많은 기관·단체의 도움이 컸다. 출판사 측의 '무모할 정도로 우직한 노력'도 빛을 보게 됐다. 책의 판매수익금 전액은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베르트랑이 벌이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산림보호운동'과 '북한 어린이 돕기' 등 공공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프랑스의 항공사진작가 얀 아르튀르 베르트랑이 한반도를 공중에서 찍은 사진집 ≪하늘에서 본 한국≫(새물결)을 펴냈다.
지구촌 곳곳을 항공촬영한 사진집 ≪하늘에서 본 지구≫로 유명한 그는 5년 동안 10여차례 한국을 드나들며 독도와 비무장지대,판문점 등 한반도의 남단 전역을 2만여장의 항공사진에 담았다.
이번 사진집에는 2만여장 중 160여장의 사진을 대형판 올컬러 양장에 실었다. 전남 보성 봇재 기슭에 자리잡은 녹차밭의 초록색 원형미,저녁놀에 곱게 물든 순천만 갯벌의 장관,누비이불처럼 겹겹이 이어진 전북 고창의 농촌 들녘 등 아름다운 풍경이 양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300여개의 폐그물을 이용해 다시마를 말리는 전남 완도군 평일도의 일상과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 조선소,천년고찰을 자랑하는 불국사,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항공촬영한 판문점까지 한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들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여기에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존 프랭클 연세대 부교수 등의 에세이가 곁들여져 '보는 즐거움'에 '읽는 맛'까지 더한다.
'얀이 찍은 숭례문을 보면 눈물이 난다. 그것이 불타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 600년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달리는 자동차의 창문으로 내다보던 엊그제의 숭례문과는 사뭇 다른 무언가가 거기에 있다. 고공에서 보면 사람,자동차,빌딩 그 어느 것도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다. 거드름을 피우던 문명의 모든 것들이 납작하게 엎드리게 된다. 자동차의 물결 사이에 외로운 섬처럼 남아 있던 숭례문도 고공의 카메라 렌즈에 잡히면 갑자기 어깨를 펴고 거인처럼 일어선다. '(이어령)
이 사진집이 완성되기까지 유엔군사정전위원회와 국방부,산림청과 해양경찰청 등 수많은 기관·단체의 도움이 컸다. 출판사 측의 '무모할 정도로 우직한 노력'도 빛을 보게 됐다. 책의 판매수익금 전액은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베르트랑이 벌이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산림보호운동'과 '북한 어린이 돕기' 등 공공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