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배당을 실시하는 은행의 배당 여력이 크게 축소돼 올해 전체 상장사 배당총액이 3년 만에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일부 종목의 배당수익률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BIS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후순위채권 등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어 상당수 은행들이 배당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상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도 모자라 지주회사가 채권 발행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배당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경기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정부에서도 배당 자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도 "올해는 경영 여건이 심각해 과거 배당률을 가지고 얘기하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지수가 급락해 연말 배당수익률 개선을 기대했었지만 고배당 종목인 은행주가 배당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건설업종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배당수익률도 높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은행들은 2조5000억원가량을 배당했다. 따라서 은행이 배당을 하지 않을 경우 전체 상장사들의 배당금은 2005년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업체는 배당투자 종목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강원랜드 배당수익률은 7.17%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금호석유 한라공조 등의 배당수익률은 5%가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코스피200 종목 중에는 제일기획 LG화학 휴켐스 LG상사 빙그레 등도 3%대의 배당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GS홈쇼핑CJ홈쇼핑이 배당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김용준/문혜정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