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나라당에서는 '월박(박근혜계로 넘어온 의원)''복박(박근혜계로 돌아온 의원)' 등의 신조어가 나돌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로의 당내 세 쏠림 현상을 빗댄 말들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유난히 박 전 대표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밀거나,식사라도 같이하려는 의원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주변에서 박 전 대표와 식사를 했다면 '능력 있는 의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영남권에서 안경률 사무총장을 제외한 상당수 의원들이 암암리에 '월박'했거나, 최소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초선 J의원, 영남권 K의원 등 '월박 리스트'까지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과 친이를 오가는 행태를 가리켜 '주이야박(낮엔 친이,밤엔 친박)'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당내 친박계는 4.9총선 직후 당선자만 50여명 수준이었고, 7월 친박 복당이 마무리된 뒤에는 무소속 친박과 친박연대 지역구 의원들이 합류하면서 70여명으로 늘어났다. 최근엔 범친이계와 대등한 수준(80~90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친박으로 전향 선언을 한 의원은 아직 없다"면서도 "하지만 중립지대로 이동하는 의원이 꽤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은 "초선 중 박 전 대표를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 아니냐"고 확대 해석을 경계한 반면 친이계인 공성진 최고위원은 "지금 대통령 권력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떤 의원이 그런 위험한 선택을 하겠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