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예측 '화폐전쟁' 저자 쑹홍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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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배후는 국제금융자본…6개월후엔 더 큰 충격 닥칠 것"
작년 7월 중국 서점가에 '화폐전쟁'이란 책이 선보였다. 저자는 당시 뉴욕 월가에서 일하던 쑹훙빙(宋鴻兵ㆍ40)이란 중국인.24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1년 만에 100만권 이상이 팔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화폐전쟁'은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곧 발발할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화폐를 지배하려는 상업은행의 권모와 술수가 곧 중세 이후의 역사이며,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물론 현재의 금융위기 역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올초 귀국해 베이징 홍위안증권에서 파생상품부 총경리로 일하고 있는 쑹훙빙은 19일 "내년엔 훨씬 더 강한 강도의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를 예측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귀국하기 전 4년 동안 미 국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서 일했다. 이번 금융위기가 처음 터진 곳들이다. 당시 금융상품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됐고,파생상품이 아무런 제재 없이 팔리는 것은 거대한 힘이 작용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
―'화폐전쟁'에선 유대계인 로스차일드 가문이 빌 게이츠보다 1000배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고,링컨이나 케네디 대통령 등이 암살당한 것도 국제금융자본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한다. 지나치게 음모론적인 것 아닌가.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그리고 쉽게 알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미국의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아니라 사실상 국제금융자본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리먼브러더스를 파산시킨 반면 AIG는 돈을 부으며 살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AIG의 뒤에는 JP모건이 있고 JP모건은 연방준비은행의 대주주다. 반면 리먼브러더스는 투자자의 대부분이 외국인일 뿐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
―현재의 위기가 보이지 않는 손에 기획됐다는 것인가.
"미 금리는 그동안 계속 하락했고 버블이 만들어졌다. 국제금융자본들은 이게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이란 걸 알았다. 그들은 2007년까지 거품을 즐기다가 올초부터 슬그머니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국제금융자본이 아시아 금융위기 때 버블을 일으킨 뒤 한꺼번에 유동성을 회수해 자산가치를 폭락시키고 큰 이익을 챙긴 것과 비교해볼 만하다. "
―언제쯤 위기가 끝날 것으로 보는가.
"아직 시작단계다. 앞으로 6개월 후쯤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다. 주택저당채권(MBS)에 이어 기업채권 분야가 문제다. MBS의 시장 규모는 12조5000억달러지만 기업채권 시장은 22조달러다. 실물경제의 위기로 파산기업이 늘어나면 부도에 대비하는 파생상품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앞으로 미 중대형 기업들이 파산위기에 처하면서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의 부도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미 GM 등 일부 기업들의 파산 징조가 보이고 있는데 본격적인 파산은 6개월 후에 나타날 것이고,비주류의 대형 상업은행들은 무너질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
―중국은 금융위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 같다.
"안심할 수 없다. 이번 사태로 달러는 기축통화로서 위상에 큰 상처를 받았고 국제결제통화의 다양화가 실현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위안화는 국제결제통화로서 준비가 안돼 있다. 지금이 중국으로선 매우 위험한 시기다. 왜냐하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케이크를 구울 뿐 케이크를 자르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
―중국 정부가 4조위안의 투자로 불경기 차단에 나섰는데.
"정부가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막연하게 충분한 돈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년에 위기가 확대되면 충분한 재정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
―한국의 경우는 어떻게 보나
"중국과 마찬가지로 내년 4월 이후가 더 큰 문제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은 당장 주식이 떨어지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기업들의 파산이 본격화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최대한 유동성을 쌓아두는 게 필요하다. 6개월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작년 7월 중국 서점가에 '화폐전쟁'이란 책이 선보였다. 저자는 당시 뉴욕 월가에서 일하던 쑹훙빙(宋鴻兵ㆍ40)이란 중국인.24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1년 만에 100만권 이상이 팔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화폐전쟁'은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곧 발발할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화폐를 지배하려는 상업은행의 권모와 술수가 곧 중세 이후의 역사이며,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물론 현재의 금융위기 역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올초 귀국해 베이징 홍위안증권에서 파생상품부 총경리로 일하고 있는 쑹훙빙은 19일 "내년엔 훨씬 더 강한 강도의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를 예측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귀국하기 전 4년 동안 미 국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서 일했다. 이번 금융위기가 처음 터진 곳들이다. 당시 금융상품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됐고,파생상품이 아무런 제재 없이 팔리는 것은 거대한 힘이 작용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
―'화폐전쟁'에선 유대계인 로스차일드 가문이 빌 게이츠보다 1000배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고,링컨이나 케네디 대통령 등이 암살당한 것도 국제금융자본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한다. 지나치게 음모론적인 것 아닌가.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그리고 쉽게 알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미국의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아니라 사실상 국제금융자본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리먼브러더스를 파산시킨 반면 AIG는 돈을 부으며 살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AIG의 뒤에는 JP모건이 있고 JP모건은 연방준비은행의 대주주다. 반면 리먼브러더스는 투자자의 대부분이 외국인일 뿐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
―현재의 위기가 보이지 않는 손에 기획됐다는 것인가.
"미 금리는 그동안 계속 하락했고 버블이 만들어졌다. 국제금융자본들은 이게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이란 걸 알았다. 그들은 2007년까지 거품을 즐기다가 올초부터 슬그머니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국제금융자본이 아시아 금융위기 때 버블을 일으킨 뒤 한꺼번에 유동성을 회수해 자산가치를 폭락시키고 큰 이익을 챙긴 것과 비교해볼 만하다. "
―언제쯤 위기가 끝날 것으로 보는가.
"아직 시작단계다. 앞으로 6개월 후쯤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다. 주택저당채권(MBS)에 이어 기업채권 분야가 문제다. MBS의 시장 규모는 12조5000억달러지만 기업채권 시장은 22조달러다. 실물경제의 위기로 파산기업이 늘어나면 부도에 대비하는 파생상품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앞으로 미 중대형 기업들이 파산위기에 처하면서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의 부도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미 GM 등 일부 기업들의 파산 징조가 보이고 있는데 본격적인 파산은 6개월 후에 나타날 것이고,비주류의 대형 상업은행들은 무너질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
―중국은 금융위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 같다.
"안심할 수 없다. 이번 사태로 달러는 기축통화로서 위상에 큰 상처를 받았고 국제결제통화의 다양화가 실현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위안화는 국제결제통화로서 준비가 안돼 있다. 지금이 중국으로선 매우 위험한 시기다. 왜냐하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케이크를 구울 뿐 케이크를 자르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
―중국 정부가 4조위안의 투자로 불경기 차단에 나섰는데.
"정부가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막연하게 충분한 돈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년에 위기가 확대되면 충분한 재정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
―한국의 경우는 어떻게 보나
"중국과 마찬가지로 내년 4월 이후가 더 큰 문제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은 당장 주식이 떨어지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기업들의 파산이 본격화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최대한 유동성을 쌓아두는 게 필요하다. 6개월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