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예술 새 지평 여는 수원대 심영철 교수
돌과 모래로 뒤덮인 바닥에 버섯 모양의 대리석 조각이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처럼 허리를 굽힌 채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 옆 커다란 새장 안에서는 컴퓨터 한 대가 작동 중이다. 사람 키만 한 나무도 촘촘히 박혀 있고,펜으로 그어놓은 듯 구불구불한 선 형태의 네온 불빛도 보인다. 집 앞 정원 같은 큰 공간 안에 돌,나무,컴퓨터,모래,조명,조각 등 다양한 조형물들을 조합시킨 이 작품의 이름은 '전자정원'.수원대 미술대학 조형예술학부 심영철 교수가 1993년부터 해마다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는 대표작이다.
1993년에는 대전엑스포에 설치됐으며,1994년에는 토털미술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2년 선보인 심 교수의 또 다른 대표작 '모뉴멘탈가든'은 2006년 석주미술상을 수상했다.
성신여대 조소과,미국 UCLA와 OTIS Parson's 등에서 수학한 심 교수는 1990년대부터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연 여성 설치작가로서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아온 인물.조형,조각,환경미술까지 아우르는 '토털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행보는 전통예술의 틀을 깨는 테크놀로지 예술로 부각됐다.
심 교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20년 전부터 도심 공간에 예술적 요소를 가미한 '도시갤러리'를 추구했다는 것.그는 백화점,골프장,무역센터 등의 공간에 기능성과 예술성이 접목된 예술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심 교수는 "작품성을 우선으로 추구하면서 기능성을 가미한다"며 "골프장의 경우 클럽하우스는 갤러리처럼,필드는 야외 조각 공원처럼 탈바꿈시킨다"고 말했다. 자연의 재료인 돌,나무,흙,소금 등과 첨단 재료를 사용해 감상하는 이들의 오감을 충족시키고,관람객이 참여하는 것도 심 교수 작품의 특징이다. LED,컴퓨터,홀로그램,전자센서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적 재료들을 결합해 관객과의 소통을 유도하는 것.
심 교수는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인테리어,건축,환경 등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공부하는 데서 얻는 기쁨을 작품에 투영 한다"며 "앞으로는 대중들의 영혼까지도 치유할 수 있는 작품을 더 많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품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아트앤랜드스케입연구소(www.artistshim.com)를 열어 아름다운 공간 연출을 위해 연구 중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