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펀드에 다시 투자해보라고?

지난해 별다른 성과를 보여 주지 못했던 워터펀드(물펀드)가 올해 상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동반 폭락에 9~10월 두달만에 40%를 넘나드는 손실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선진시장의 대안펀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증권은 18일 경기침체로 인해 당분간 조정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워터펀드(물펀드)가 선진시장의 대안펀드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대표적인 물펀드인 '삼성글로벌워터펀드'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틸리티 업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데, 과거 주식하락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삼성글로벌워터펀드'의 국가별 비중은 9월말 기준 미국 비중이 53%, 프랑스 11%, 영국 7% 등 대부분 선진시장 위주로 구성돼 있으며, 이머징시장은 말레이지아 1.2%, 필리핀 0.9% 등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업종별 비중은 9월 말 현재 산업재가 54%, 유틸리티 업종이 30%로, 이들 두 업종이 대부분을 차진한다.

삼성증권이 2000년 이후 지수변동 구간에서 2000년 1월부터 2002년 9월까지의 1차 하락기, 2003년 6월부터 2007년 6월까지의 상승기, 2007년 10월부터 2008년 9월까지의 2차 하락기 등 세구간으로 나누어서 베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산업재의 베타는 첫 번째 하락기에서 1.02, 두 번째 하락기에서 1.10이었고 상승기에서는 1.07를 나타냈다. 반면 유틸리티 업종은 두 번의 하락기에서는 각각 0.41과 0.59의 베타를 기록했고 상승기에서는 0.72의 지수연관성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다시말해 베타값이 적은 유틸리티 업종은 하락장에서 방어적인 특징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펀드는 선진시장의 비중이 높지 않은 투자자라면 지속적인 보유관점에서의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면서 "다만 이머징시장의 보유 비중이 낮다면 시장이 안정되는 시점에서 이머징관련펀드로의 일부 교체전략도 생각해 볼만 하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2일 기준 물펀드는 연초 기준으로 -16~-48%의 부진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규모가 작고 환헷지를 하지 않은 삼성글로벌워터2호도 연초대비 16.4%의 손실률로 상대적으로 원화약세 의 이익을 누렸고, '한화북청물장수'도 환헷지를 하지 않은 덕분에 27.78%의 손실에 그쳤다.
그러나 규모가 가장큰 '삼성글로벌워터1호'는 환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40.54%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