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동시접속자 20만명 돌파 신기록
조작 쉬워 20~30대도 대거 참여…PC방 1위


엔씨소프트가 지난 11일 공개 시범 서비스로 선보인 MMORPG(다중접속 온라인역할수행게임) 아이온이 20만명의 동시접속자수(특정시점에 동시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수)를 기록,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블리자드가 개발한 세계 1위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동시접속 최고기록 15만명을 뛰어 넘었다.

아이온은 PC방 인기 게임 순위(게임트릭스 자료)에서도 104주 연속 1위를 달리던 총싸움 게임 '서든어택'을 끌어내리고,1위 자리를 꿰찼다. 아이온의 동시접속자 최고기록은 침체에 빠져 있던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에 청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아이온은 기록 경신 중

17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아이온은 공개시범서비스 엿새째인 지난 16일 오후 2시께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숫자가 20만명을 넘었다. 동시접속자수는 게임의 흥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업계에선 10만명 이상이면 '대박'이라고 보고 있다.

아이온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보다 조작 방법이 쉽다는 점 때문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아이온은 4년여에 걸쳐 약 100억원을 투자해 만든 게임으로 이용자는 천족과 마족 캐릭터를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며 "키보드 조작을 쉽게 해 처음 하는 사용자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온이 게임 조작이 쉽다는 점을 내세워 게이머들의 연령층을 넓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집계한 결과 아이온 사용자 가운데 79%가 20∼30대이며 40대 이상도 2.2%에 달했다. 10대는 8.8%에 불과했다. 2년 넘게 PC방 1위를 지켰던 서든어택 사용자의 절반가량이 1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게이머층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이온의 등장으로 10대 중심이던 게임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며 "10∼20대 시절에 리니지 시리즈를 경험했던 20∼40대 게이머들이 그동안 게임을 중단하다가 대작게임 아이온에 빠져들면서 사용자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산 온라인 게임의 부활

공개 시범서비스 기간의 기록이긴 하지만 아이온의 동시접속 최고기록은 국내 게임 산업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이 온라인게임 종주국임을 알린 MMORPG 장르의 부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 게임주를 사들일 때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를 우선 매입하고,다른 게임주들을 곁들이는 게 관행"이라며 "아이온의 성공으로 엔씨소프트 주가가 반등한다면 중소 게임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온이 내년 초 미국,유럽 등 해외시장에 출시될 때 국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위 교수는 "미국,유럽시장에서 MMORPG 부문의 약 3분의 2를 휩쓸고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사용자를 아이온으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아이온 성공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