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국내각 구성ㆍ이재오 귀국 촉구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6일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대통령이 초당적 정신으로 일하라는 뜻"이라며 "대통령이 계파와 당을 가리지 않는 '거국내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한나라당 입당 1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초당적 거국내각 구성을 언급하며 "우리는 대통령이 취임하면 재선을 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이 없기 때문에 정당의 울타리에 갇혀서는 안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박근혜 전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 등 야당에서도 쓸만한 사람은 내각에 중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현직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언급은 여당 내 '불문율'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측근들은 "입당 1년 만에 '무계파'의 설움을 딛고 뿌리내리기에 성공한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정 최고위원의 말과 행동에 속도감이 붙고 있다. 그간의 '홀로서기' 스타일을 벗고 친MB계 인사들과의 접촉 빈도를 부쩍 늘리는가 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주문도 잦아졌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의원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 DC를 방문,오바마 측 인사들과 만난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향후 한반도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수집과 함께 오바마 측과의 '인맥 쌓기'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워싱턴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만나 하루속히 돌아오라고 말할 계획"이라면서 "그가 내각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