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파키스탄에 76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고 파키스탄 정부가 15일 밝혔다.

샤우카트 타린 파키스탄 총리 재무담당 자문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IMF와 파키스탄은 76억달러의 구제금융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1차로 연말까지 4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정식으로 구제금융을 신청할 예정이며 IMF도 구제금융 요청에 즉각 응하기로 했다"며 "금리는 연 3.51∼4.51%이며 원금 상환은 2011년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타린 자문관은 이어 "우리는 적어도 석 달치 수입대금 결제가 가능한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원한다"며 IMF가 제시한 구제금융 규모가 충분치 않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로이터통신은 당초 파키스탄 정부가 요청한 구제금융 액수는 90억달러였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정정 불안을 겪은 파키스탄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외환보유액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60억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액은 최근 70억달러 이하로 줄었다.

중앙은행 보유분은 한 달가량의 수입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35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들 국가는 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과 사우디가 파키스탄에 제공한 지원금액은 각각 5억달러에 불과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