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G20 정상회의… 사르코지ㆍ브라운 손잡고 부시 '협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등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14∼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글로벌 금융ㆍ경제위기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하지만 각국의 입장 차이가 커 글로벌 금융규제ㆍ감독기구 창설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는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경기 진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에는 같은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의 쟁점은 △기존 브레튼우즈체제의 산물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대대적 개편 및 달러 기축통화 유지 △단일 금융규제ㆍ감독기구 창설 △글로벌 금융질서 내 개도국의 입지ㆍ역할 문제 등이다.
신 브레튼우즈체제 구축 여부를 놓고는 미국과 프랑스,영국,러시아 등이 맞서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브레튼우즈체제의 한계로 인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며 IMF와 세계은행의 재편이나 새로운 기구설립을 주장하는 반면 미국,브라질 등은 두 기구를 보강하자는 입장이다. 부시 대통령은 13일 "해법은 금융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개선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금융시스템 개혁은 너무 큰 과제"라며 "금융개혁이란 최종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IMF와 세계은행의 기존 체계를 흔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 브라질 인도 등도 미국과 비슷한 입장이다.
달러 기축통화 유지 문제는 프랑스가 강력한 반기를 들고 나섰다. EU(유럽연합) 순회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2차 세계대전 후 기축통화 역할을 해왔던 달러화가 더 이상 그런 지위를 유지해 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달러화 패권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는 "20세기 시스템을 21세기에 유지할 수 없다"면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정한 브레튼우즈체제 개편을 핵심의제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규제ㆍ감독기구 창설이나 정부의 시장 개입 확대에 대해서도 프랑스와 영국은 적극적이나 미국은 반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보다 더 강력한 규제장치를 갖고 있는 유럽도 미국과 똑같은 금융위기를 맞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무작정 확대하는 것이 만병 통치약이 아니라 현명하고 합리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자유시장 원칙 아래 시장을 방임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전 세계 차원의 단일 금융규제ㆍ감독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들은 향후 IMF와 세계은행 등 현행 글로벌 금융질서 내에서 입지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 공감대를 형성했다. 부시 대통령도 "주요 신흥국이 글로벌 정책공조를 늘리고 IMF 세계은행에서 권한을 확대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능력 안의 범위에서 개도국을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는 IMF의 자본금을 현재 3200억달러에서 두 배인 6400억달러로 늘리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