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억弗 무역금융 '막힌 血路'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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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환어음 매입으로 무역 정상화 기대
정부와 한국은행이 13일 160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지금 상황을 방치하면 기업들의 수출입금융(무역금융)이 마비될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은행들이 "내 코가 석자"라며 무역금융을 꺼리면서 기업들이 수출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한은의 지원이 수출입금융 경색을 푸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반응이다.
◆긴급자금 왜 투입하나
정부는 그동안 달러 유동성 공급을 통해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다소 개선됐지만 기업들의 수출입금융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이 그동안 정부에서 지원받은 외화 유동성을 외화 차입금을 갚는 데 쓸 뿐 무역금융 지원에는 인색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잇따라 '은행들이 돈을 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국내 은행이 보유한 매입외환(수출환어음 등) 규모는 지난 9월 말 262억달러에서 10월 말 현재 224억달러로 38억달러 감소했고 내국 수입 유전스(수입금융) 규모도 이 기간 278억7000만달러에서 263억9000만달러로 14억8000만달러 줄었다. A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은행들도 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라며 "연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출환어음 매입이나 수입신용장 등 수출입금융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와 한은이 이번에 160억달러를 공급하기로 한 것은 은행들을 대신해 수출입금융의 '혈로'를 뚫기 위한 측면이 크다.
◆효과 있을까
시장의 관심은 정부와 한은의 이번 외화 유동성 공급으로 수출입금융이 활기를 띨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이에 대해 "160억달러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출환어음이 대개 1개월,3개월,6개월 단위로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이라 이번 조치로 수출금융의 부족 부분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안 국장은 또 "지난달에는 은행권 차입 사정이 안좋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은행의 외화대출에 대한 지급 보증 조치 이후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나아질 가능성이 높아 수출입금융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이후에도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스와프포인트가 더 악화하는 등 외화자금 시장의 경색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국제 금융위기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데다 실물경기마저 본격적으로 침체되고 있어 은행들의 '달러 기근'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이 적정 수요를 파악해 지원 규모를 결정한 만큼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 용어 풀이 >
◆수출환어음=수입업체가 송금하기에 앞서 수출업체가 대금을 회수하기 위해 발행하는 환어음.수출업체는 선적 후 수입업체를 지급인으로 하는 달러표시 환어음을 발행하고 이를 거래은행에 제시,대금을 미리 받는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13일 160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지금 상황을 방치하면 기업들의 수출입금융(무역금융)이 마비될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은행들이 "내 코가 석자"라며 무역금융을 꺼리면서 기업들이 수출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한은의 지원이 수출입금융 경색을 푸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반응이다.
◆긴급자금 왜 투입하나
정부는 그동안 달러 유동성 공급을 통해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다소 개선됐지만 기업들의 수출입금융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이 그동안 정부에서 지원받은 외화 유동성을 외화 차입금을 갚는 데 쓸 뿐 무역금융 지원에는 인색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잇따라 '은행들이 돈을 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국내 은행이 보유한 매입외환(수출환어음 등) 규모는 지난 9월 말 262억달러에서 10월 말 현재 224억달러로 38억달러 감소했고 내국 수입 유전스(수입금융) 규모도 이 기간 278억7000만달러에서 263억9000만달러로 14억8000만달러 줄었다. A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은행들도 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라며 "연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출환어음 매입이나 수입신용장 등 수출입금융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와 한은이 이번에 160억달러를 공급하기로 한 것은 은행들을 대신해 수출입금융의 '혈로'를 뚫기 위한 측면이 크다.
◆효과 있을까
시장의 관심은 정부와 한은의 이번 외화 유동성 공급으로 수출입금융이 활기를 띨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이에 대해 "160억달러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출환어음이 대개 1개월,3개월,6개월 단위로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이라 이번 조치로 수출금융의 부족 부분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안 국장은 또 "지난달에는 은행권 차입 사정이 안좋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은행의 외화대출에 대한 지급 보증 조치 이후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나아질 가능성이 높아 수출입금융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이후에도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스와프포인트가 더 악화하는 등 외화자금 시장의 경색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국제 금융위기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데다 실물경기마저 본격적으로 침체되고 있어 은행들의 '달러 기근'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이 적정 수요를 파악해 지원 규모를 결정한 만큼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 용어 풀이 >
◆수출환어음=수입업체가 송금하기에 앞서 수출업체가 대금을 회수하기 위해 발행하는 환어음.수출업체는 선적 후 수입업체를 지급인으로 하는 달러표시 환어음을 발행하고 이를 거래은행에 제시,대금을 미리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