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1000억달러(약 10조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신흥국 대상 긴급지원 융자용으로 내놓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IMF가 자금부족에 빠질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1000억달러는 일본의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 9777억달러의 약 10%에 달하는 규모다. 구체적인 융자 방법은 앞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일단은 외환보유액 중 예금으로 갖고 있는 10조엔으로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 보유 중인 미 국채를 이용할 경우엔 국채를 매각해 현금으로 주는 대신 IMF에 미 국채를 빌려줘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토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본은 또 아시아 각국 지원 방안도 정상회의에서 밝힐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을 대상으로 외화가 필요한 나라에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긴급 자금을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일본이 IMF와 신흥국 자금 지원에 관심을 쏟는 것은 금융위기를 이용해 국제적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