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못하는지 하락 안하는지 '아리송'
비중커진 개인 단타 치중 '신호등 매매'도


증시가 이달 들어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다 기관과 개인의 방향성 탐색을 위한 눈치보기가 이어져 주가 변동성만 심화되는 형국이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여러차례 등락을 거듭한 끝에 4.87포인트(0.43%) 떨어진 1123.86으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 하락 소식에 개장 직후 1100선을 밑돌기도 했던 지수는 기관의 매수에 반등,한때 1143.18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역시 장중 변동폭은 46포인트에 달했다.

코스피지수는 종전보다 일교차가 확대됐을 뿐 정작 1100 안팎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할 모멘텀도,매수 주체도 없는 상황에서 답답하고 지루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조차도 방향성을 예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어느 정도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지수가 반등장에서 올라가지 못하는 것인지 조정 국면에서 빠지지 않고 있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변수들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사자'에 나서기엔 애매한 시점인 반면 연기금과 프로그램이 지수 하락을 방어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가 갈피를 잡지 못하자 주요 투자 주체들도 바짝 몸을 낮춰 단기 매매에만 치중하고 있다. 투신은 선물과 연계한 프로그램 매매만 하고 있고 개인투자자들도 내리면 사고 오르면 파는 식의 단타성 '신호등 매매'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도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파란불(주가 하락)이 켜지면 주식을 사고 빨간불(주가 상승)이 켜지면 재빨리 팔아치우는 개인이 늘면서 증시 전체 흐름이 불안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도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하자 장 초반 400억원가량의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오름세로 돌아선 이후엔 오히려 1000억원 가까운 매물을 쏟아냈다. 이 같은 개인의 '신호등 매매'는 특별한 주도주 없이 낙폭 과대주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돌아다니며 '수익률 키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황 연구원은 "펀더멘털(내재가치)이 뒷받침되지 않아 눈에 띄는 모멘텀이 생기는 업종에만 개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영향력이 약해진 상태여서 이 같은 개인들의 매매 패턴이 한동안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세계 경기나 실적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차례 주가가 더 빠져 진짜 바닥을 확인한 이후에야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동민 부국증권 연구원도 "증시 반등으로 차익 실현 욕구가 더 커진 시점이어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김 팀장은 "악재들의 주가 반영이 대부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가가 이전처럼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