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기미다.

미국 서킷시티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는 있지만 어쩐지 예전과 같은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만 해도 내ㆍ외부 재료에 심한 경우 10%의 급등, 급락을 보였던 시장이 대체 어쩐 일일까?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증시의 체질 변화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각국 정부의 정책 효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다.

특히 4조 위안 규모의 중국 경기부양책은 증시에 커다란 호재가 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로 G20 정상회담에서 국가별 재정정책 확대가 활발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고, 내부적으로도 중국관련주 주가에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수 수준대가 여전히 낮다는 점도 메리트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만약 지수가 1300~1400선일 때 전일과 같은 미국 악재가 나왔다면 급락했겠지만, 지금 지수대는 그럴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미 실물위기에 대한 내성을 어느 정도 갖췄고, 심리적 안정과 유동성 우려 해소만으로도 올라갈 수 있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등 타 국가와의 디커플링이 좀 더 진행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개인이 증시에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오전 10시36분 현재 외국인과 기관이 458억원, 713억원 팔고 있지만 개인이 1173억원 매수하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고객예탁금이 10일째 증가하며 11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9월말 41%에 불과했던 개인의 매매비중이 11월 들어 66%로 급증했다"며 "이 같은 변화의 조짐은 시장이 재차 반락세를 보이더라도 그 폭은 작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한편 추가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부분"이라고 봤다.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투자자의 귀환(특히 외국인)을 막는 악재로 꼽혀 왔지만, 투자심리가 눈에 띄게 안정되면서 줄어드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가 과거와 같은 급락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바램을 이제 믿어도 될까?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