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철강 등 中관련주 집중매수 … '단타성향' 여전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반등한 이달 들어 조선 철강 기계 등 중국 관련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낙폭 과대주로 꼽히는 중국 관련주를 저가 매수했다는 분석이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7일(7일은 정규장 기준) 유가증권시장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에 삼성중공업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7개 중국주가 이름을 올렸다. 개인은 삼성전자(1575억원 순매수) 다음으로 삼성중공업(1035억원)을 많이 사들였다.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등도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중국 관련주를 외면했던 것과는 극히 대조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면서 대형 우량주가 청산가치보다 낮은 수준까지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중국주가 특히 낙폭이 컸는데,이달 들어 증시가 패닉(공포) 국면을 벗어나자 개인이 낙폭 과대 중국주의 단기 반등을 노리고 달려들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한진중공업만을 156억원 순매수했고,기관도 철강 조선 기계엔 눈길을 주지 않고 현대상선대한해운만을 각각 179억원과 15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이 향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로 중국주를 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국주에 접근했다기보다는 단기 시세 차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개인이 단기 매매에 집중하는 모습은 이날 매매에서도 잘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증시가 전약후강의 모습을 보였지만 개인은 오전에 1996억원까지 순매수 규모를 키웠다가 오후 들어 팔자로 돌아서 36억원 매수 우위에 그쳤다. 주말에 대한 불안감으로 장 초반 많이 샀다가 후반에 털어버리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진단이다.

개인의 중국주 베팅은 일단 절반 이상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7개 종목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이달 들어 33.61% 급등한 것을 비롯 두산인프라코어(9.77%) 삼성중공업(5.41%) 현대미포조선(2.31%) 등 4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개인은 중국주는 선호하면서 건설과 은행엔 거리감을 두고 있다.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을 각각 178억원과 176억원어치 산 것을 제외하면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에 건설과 은행주는 전혀 없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불안감이 집중된 건설과 은행에 개인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