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률과 실질 금리가 동시에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지는 '더블 제로 경제'의 먹구름이 지구촌에 드리우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이 내년에 마이너스로 추락할 조짐을 보이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연일 금리 인하 경쟁을 벌여 실질 금리는 이미 제로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제로 성장에 대한 우려는 지난 6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지난달 초) 0.1%에서 -0.7%로 떨어졌으며 일본은 0.5%에서 -0.2%,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 역시 0.2%에서 -0.5%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영국은 -0.1%에서 -1.3%로 하락폭이 더 커졌다.

IMF는 이에 따라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2%로 대폭 낮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면 경기 침체에 빠지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 같은 급격한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내리면서 '제로 금리' 시대도 코앞에 닥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기준 금리를 연 3.25%로 0.5%포인트 내렸다. 영국중앙은행(BOE)도 기준 금리를 3.0%로 1.5%포인트 낮췄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