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현 기자의 와인ABC] (5) 아이스와인은 왜 비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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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새벽에 한알한알 직접 수확 … 포도나무 한 그루로 단 병 만들어
와인숍에 가면 유난히 눈에 띄는 와인이 있다. 길고 홀쭉한 병에 일반 와인의 절반인 375㎖만 담긴 아이스와인이다. 쭉 빠진 디자인에 끌려 다가섰다가도 이내 가격을 보고는 돌아서게 된다. 양도 적으면서 대부분 10만원을 넘고 5만원 이하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아이스와인은 왜 비싼 걸까?
영하 10도를 밑도는 1월 어느 새벽,밤새 내린 눈이 켜켜이 쌓인 포도밭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해가 뜨기 전에 돌처럼 얼어 있는 포도를 모두 따야 하기 때문이다. 한 알 한 알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하기에 작업시간도 더디다. 그렇게 수확한 쪼그라든 포도를 압착해 수분을 빼내고 난 뒤 극소량의 포도즙만을 양조해 당도 높은 와인을 만든다. 보통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단 한 병(일반 와인은 평균 3~4병)이 만들어진다. 아이스와인이 비쌀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아이스와인은 단순히 차게 해서 먹는 와인이 아니다. 정상적인 포도 수확철을 한참 지나 꽁꽁 언 포도를 갖고 생산한 와인을 말한다. 리슬링,비달 등 추위에 강한 포도품종의 재배가 가능한 기후면서도 추운 겨울이 있는 독일이나 캐나다가 아이스와인으로 유명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요즘엔 '자연산'이 아닌 저렴한 가격대의 '양식' 아이스와인도 유통되고 있다. 즉 자연 상태에서 얼어붙은 포도가 아닌 잘 익은 포도를 적당한 시기에 수확해 냉동실에 보관하거나 당분을 추가해 아이스와인의 맛을 흉내낸 것이다. 독일 캐나다에서는 이 같은 '양식' 아이스와인을 가려내기 위해 별도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정통 방식으로 만든 아이스와인에만 'Eiswein' 또는 'Icewine'이라는 표기를 할 수 있다. 또 프랑스의 AOC와 마찬가지로 독일에선 'QmP',캐나다에선 'VQA'라는 등급 표기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엔 호주 등지에서도 아이스와인이 생산돼 구분이 모호해진 경우도 가끔 있지만 라벨만 살펴보면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맛으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양식 아이스와인은 달기는 하지만 대개 여운이 짧고 산미가 부족한 반면,정통 아이스와인은 과일향이 풍부하고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뒷맛을 보여준다. 막연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다. 마치 누구나 설탕물과 꿀물의 차이 정도는 알고 있는 것처럼….
< argos@hankyung.com >
와인숍에 가면 유난히 눈에 띄는 와인이 있다. 길고 홀쭉한 병에 일반 와인의 절반인 375㎖만 담긴 아이스와인이다. 쭉 빠진 디자인에 끌려 다가섰다가도 이내 가격을 보고는 돌아서게 된다. 양도 적으면서 대부분 10만원을 넘고 5만원 이하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아이스와인은 왜 비싼 걸까?
영하 10도를 밑도는 1월 어느 새벽,밤새 내린 눈이 켜켜이 쌓인 포도밭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해가 뜨기 전에 돌처럼 얼어 있는 포도를 모두 따야 하기 때문이다. 한 알 한 알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하기에 작업시간도 더디다. 그렇게 수확한 쪼그라든 포도를 압착해 수분을 빼내고 난 뒤 극소량의 포도즙만을 양조해 당도 높은 와인을 만든다. 보통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단 한 병(일반 와인은 평균 3~4병)이 만들어진다. 아이스와인이 비쌀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아이스와인은 단순히 차게 해서 먹는 와인이 아니다. 정상적인 포도 수확철을 한참 지나 꽁꽁 언 포도를 갖고 생산한 와인을 말한다. 리슬링,비달 등 추위에 강한 포도품종의 재배가 가능한 기후면서도 추운 겨울이 있는 독일이나 캐나다가 아이스와인으로 유명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요즘엔 '자연산'이 아닌 저렴한 가격대의 '양식' 아이스와인도 유통되고 있다. 즉 자연 상태에서 얼어붙은 포도가 아닌 잘 익은 포도를 적당한 시기에 수확해 냉동실에 보관하거나 당분을 추가해 아이스와인의 맛을 흉내낸 것이다. 독일 캐나다에서는 이 같은 '양식' 아이스와인을 가려내기 위해 별도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정통 방식으로 만든 아이스와인에만 'Eiswein' 또는 'Icewine'이라는 표기를 할 수 있다. 또 프랑스의 AOC와 마찬가지로 독일에선 'QmP',캐나다에선 'VQA'라는 등급 표기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엔 호주 등지에서도 아이스와인이 생산돼 구분이 모호해진 경우도 가끔 있지만 라벨만 살펴보면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맛으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양식 아이스와인은 달기는 하지만 대개 여운이 짧고 산미가 부족한 반면,정통 아이스와인은 과일향이 풍부하고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뒷맛을 보여준다. 막연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다. 마치 누구나 설탕물과 꿀물의 차이 정도는 알고 있는 것처럼….
< argo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