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작년 말 인수한 미국 소형 건설장비 회사 밥캣의 전 세계 70여개 공장을 대상으로 통·폐합을 추진한다. 또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품을 공동 생산,시너지 효과를 높여 글로벌 건설경기 불황에 대응하기로 했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6일 "두산인프라코어의 절반 수준인 밥캣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 통·폐합을 추진 중"이라며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어렵지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용 버킷 등 효율성이 떨어지는 제품들이 주요 통·폐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욱 두산인프라코어 유럽법인장은 이날 체코 도브리스에 있는 밥캣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이 생산공장과 마케팅 능력을 공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밥캣이 소형 건설장비 시장에서는 세계 1위지만 5t짜리 굴착기 등은 두산인프라코어가 강점을 갖고 있다"며 "두 회사 제품을 서로의 공장에서 한꺼번에 만드는 것이 영업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두산인프라코어는 중대형 건설장비를 주로 생산했고 밥캣은 소형 제품에 주력함에 따라 대형 딜러 유치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딜러 입장에서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일괄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에 더 끌리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은 판매지역 다각화도 공동 추진키로 했다. 미국 시장에 집중했던 밥캣의 영업전략을 수정,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밥캣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하면 유럽지역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중대형 건설장비 매출을 함께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도브리스(체코)=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