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국 - 오바마 시대] "자동차 문제 삼겠지만 한ㆍ미 FTA 큰 틀은 깨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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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좌담 : 한반도 정책 어떻게 달라질까 >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동북아에서 오히려 한국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신문이 5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마련한 '미국 새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대한 특별 좌담회에서 찰스 암스트롱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전문가들은 "다자 외교와 동맹을 중시하는 오바마는 북핵 문제 등 동북아 정책에서 한국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한국의 우려와는 달리 자유무역주의자인 오바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과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담회는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암스트롱 교수와 미 민주당 정책에 정통한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박 원장=우선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 의미부터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암스트롱 교수=굉장히 역사적인 선거였다. 첫 흑인 대통령이란 건 말할 것도 없고 미국 동부 지역에서 교육받은 엘리트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40년 만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남부 출신이다. 외교 정책에서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명성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는데 미국 내에서나 세계적으로도 이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크다. 오히려 기대가 너무 커 걱정이 될 정도다.
◇신 교수=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얘기한 '소프트 파워'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오바마 후보의 당선 자체가 부시 정부에서 실추된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회복시킬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그동안 미국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중국은 미국 내 흑인 차별을 지적하며 반박해 왔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못하게 됐다. 또 오바마의 중간 이름이 '후세인'이다. 중동에서의 반미 감정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오바마 후보가 당선된 건 특수한 상황이라서 가능했다. 위기가 만들어 낸 대통령이다. 정치적으로 소외된 그룹이 주류에 편입됐다. 미국 사회 통합의 계기가 될 것이다. 정책에서는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당선인은 '적절한 룰(adequate rule)'을 강조했다. 이는 위기 상황에 있는 시장경제를 작동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원장=오바마 당선인의 외교 정책,특히 동아시아 정책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는지.
◇암스트롱 교수=오바마 당선인에게 최우선 순위는 경제를 위기에서 구하는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기대도 받고 있다. 두 번째가 중동 문제,특히 아프가니스탄 문제의 해결이다. 동아시아 문제와 북핵 문제 해결은 그 다음이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선 당분간 안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교수=동의한다. 2기 부시 행정부는 동북아 정책에서 실용·안정주의를 택했다. 따라서 오바마 당선인이 이를 크게 바꿀 이유는 없다. 다만 중국에 대해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강경한 입장이었던 데 비해 오바마 당선인은 중국을 세계 경제의 대주주로서 인정해 왔다. 부시 정부는 동북아에서 일본에만 집중했지만 오바마 당선인은 중국 한국 등 다른 국가들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금융 위기를 틈타 중국이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질서에 도전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 오바마 당선인은 중국과의 경쟁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을 동북아 정책의 골자로 삼을 전망이다. 미국에서 무역 정책은 외교안보 정책의 수단이다. 매를 들거나 당근을 줄 수 있는 정책적 도구가 바로 무역이다. 오바마 당선인도 중국의 동북아 경제 통합 움직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무역이라는 도구를 통해 중국의 힘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할 것이다.
◇박 원장=북핵 문제에 대한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했으면 한다.
◇신 교수=오바마 당선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직접 대화하겠다고 얘기했다. 관계 정상화까지 포함하는 대담한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핵 협상이 가속도를 낼 수도 있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오바마 당선인도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1994년의 북핵 위기는 민주당인 클린턴 행정부에서 나왔던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암스트롱 교수=한국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이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대화할 경우 한국을 배제할 것이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동맹을 중시하는 오바마의 스타일상 한국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일 것으로 본다. 오바마 당선인은 "부시 행정부가 한국을 따돌렸다"며 한·미 관계가 표류한 것에 대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한 적도 있다. 따라서 한국으로선 오바마의 당선이 미국의 동북아 정책에 한국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장이 될 수도 있다.
◇박 원장=오바마가 집권하면 한·미 FTA 문제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연구위원=오바마 당선인은 경선 전에는 "한·미 FTA에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경선 후에는 "자동차 문제에 불균형이 있다"는 식으로 표현을 바꿨다. FTA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오바마는 한·미 FTA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고 할 것이다. 재협상을 요구할지,추가 협의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 재협상은 절대 불가능하다. 우리도 쇠고기 협상에서 추가 협의를 했다. 가급적 협상문을 고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의 여러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미국 내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내년 하반기 정도에 가능할 전망이다.
◇암스트롱 교수=오바마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주의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과거에는 보호무역주의자였지만 대통령에 취임한 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다. 문제는 오바마가 아니라 민주당이다. 오바마 당선인이 한·미 FTA를 통과시키려면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를 설득해야 한다.
◇이 연구위원=오바마 당선인은 '옷장 안의 자유무역주의자'라고 부를 수 있다. 자신의 저서뿐 아니라 마지막 대선 토론에서까지도 일관되게 "자유무역을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의 틀 안에서 상호주의를 강화하는 '공정한 자유무역(fair free trade)'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덤핑이나 지식재산권 등에 대해 시시콜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국제무역의 틀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미 지난해 5월 신통상 정책을 발표했는데 이제 행정부까지 장악했기 때문에 더욱 구체화될 것이 분명하다.
◇박 원장=한국 국회는 우선 FTA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 미국의 재협상 요구 여부는 불분명하기 때문에 한국 국회는 한·미 FTA가 국익에 부합하느냐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익에 부합한다면 우리 판단에 따라 비준안을 처리하고 공을 미국으로 넘기는 게 바람직하다.
◇이 연구위원=한·미 FTA는 한국의 국가 발전 전략이다. 우리의 발전 전략을 미국 눈치를 보면서 미룰 필요는 전혀 없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상황이 엄청나게 복잡해진다. 한국까지 비준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더욱 복잡해질 게 뻔하다.
◇박 원장=오바마 당선인이 미국 경제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으로 보는가.
◇이 연구위원=첫 번째는 조세 정책이다. 중산층을 강화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둘째는 월스트리트에서 비롯된 금융위기의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할 것이다. 금융시스템의 개혁이 뒤따를 게 분명하다. '보다 많은 규제(more regulation)'가 아닌 '적절한 규제(adequate regulation)'를 도입할 전망이다. 회계기준의 강화,금융상품에 대한 최대한의 정보 공개 등이다. 세 번째로는 재생에너지 개발 등 '그린 이코노미'를 통해 성장의 동력을 찾고 고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쓸 것으로 보인다.
◇암스트롱 교수=미국 국민들의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문제는 돈이다. 그는 공공 의료보험 확대,인프라 확충 등 굉장히 많은 약속을 했다. 이를 모두 실현시킬 자원은 제한적이다.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망도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리=유창재·임도원·서기열 기자 /사진=허문찬 기자 yoocool@hankyung.com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동북아에서 오히려 한국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신문이 5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마련한 '미국 새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대한 특별 좌담회에서 찰스 암스트롱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전문가들은 "다자 외교와 동맹을 중시하는 오바마는 북핵 문제 등 동북아 정책에서 한국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한국의 우려와는 달리 자유무역주의자인 오바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과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담회는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암스트롱 교수와 미 민주당 정책에 정통한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박 원장=우선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 의미부터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암스트롱 교수=굉장히 역사적인 선거였다. 첫 흑인 대통령이란 건 말할 것도 없고 미국 동부 지역에서 교육받은 엘리트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40년 만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남부 출신이다. 외교 정책에서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명성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는데 미국 내에서나 세계적으로도 이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크다. 오히려 기대가 너무 커 걱정이 될 정도다.
◇신 교수=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얘기한 '소프트 파워'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오바마 후보의 당선 자체가 부시 정부에서 실추된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회복시킬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그동안 미국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중국은 미국 내 흑인 차별을 지적하며 반박해 왔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못하게 됐다. 또 오바마의 중간 이름이 '후세인'이다. 중동에서의 반미 감정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오바마 후보가 당선된 건 특수한 상황이라서 가능했다. 위기가 만들어 낸 대통령이다. 정치적으로 소외된 그룹이 주류에 편입됐다. 미국 사회 통합의 계기가 될 것이다. 정책에서는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당선인은 '적절한 룰(adequate rule)'을 강조했다. 이는 위기 상황에 있는 시장경제를 작동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원장=오바마 당선인의 외교 정책,특히 동아시아 정책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는지.
◇암스트롱 교수=오바마 당선인에게 최우선 순위는 경제를 위기에서 구하는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기대도 받고 있다. 두 번째가 중동 문제,특히 아프가니스탄 문제의 해결이다. 동아시아 문제와 북핵 문제 해결은 그 다음이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선 당분간 안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교수=동의한다. 2기 부시 행정부는 동북아 정책에서 실용·안정주의를 택했다. 따라서 오바마 당선인이 이를 크게 바꿀 이유는 없다. 다만 중국에 대해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강경한 입장이었던 데 비해 오바마 당선인은 중국을 세계 경제의 대주주로서 인정해 왔다. 부시 정부는 동북아에서 일본에만 집중했지만 오바마 당선인은 중국 한국 등 다른 국가들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금융 위기를 틈타 중국이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질서에 도전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 오바마 당선인은 중국과의 경쟁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을 동북아 정책의 골자로 삼을 전망이다. 미국에서 무역 정책은 외교안보 정책의 수단이다. 매를 들거나 당근을 줄 수 있는 정책적 도구가 바로 무역이다. 오바마 당선인도 중국의 동북아 경제 통합 움직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무역이라는 도구를 통해 중국의 힘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할 것이다.
◇박 원장=북핵 문제에 대한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했으면 한다.
◇신 교수=오바마 당선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직접 대화하겠다고 얘기했다. 관계 정상화까지 포함하는 대담한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핵 협상이 가속도를 낼 수도 있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오바마 당선인도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1994년의 북핵 위기는 민주당인 클린턴 행정부에서 나왔던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암스트롱 교수=한국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이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대화할 경우 한국을 배제할 것이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동맹을 중시하는 오바마의 스타일상 한국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일 것으로 본다. 오바마 당선인은 "부시 행정부가 한국을 따돌렸다"며 한·미 관계가 표류한 것에 대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한 적도 있다. 따라서 한국으로선 오바마의 당선이 미국의 동북아 정책에 한국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장이 될 수도 있다.
◇박 원장=오바마가 집권하면 한·미 FTA 문제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연구위원=오바마 당선인은 경선 전에는 "한·미 FTA에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경선 후에는 "자동차 문제에 불균형이 있다"는 식으로 표현을 바꿨다. FTA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오바마는 한·미 FTA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고 할 것이다. 재협상을 요구할지,추가 협의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 재협상은 절대 불가능하다. 우리도 쇠고기 협상에서 추가 협의를 했다. 가급적 협상문을 고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의 여러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미국 내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내년 하반기 정도에 가능할 전망이다.
◇암스트롱 교수=오바마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주의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과거에는 보호무역주의자였지만 대통령에 취임한 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다. 문제는 오바마가 아니라 민주당이다. 오바마 당선인이 한·미 FTA를 통과시키려면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를 설득해야 한다.
◇이 연구위원=오바마 당선인은 '옷장 안의 자유무역주의자'라고 부를 수 있다. 자신의 저서뿐 아니라 마지막 대선 토론에서까지도 일관되게 "자유무역을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의 틀 안에서 상호주의를 강화하는 '공정한 자유무역(fair free trade)'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덤핑이나 지식재산권 등에 대해 시시콜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국제무역의 틀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미 지난해 5월 신통상 정책을 발표했는데 이제 행정부까지 장악했기 때문에 더욱 구체화될 것이 분명하다.
◇박 원장=한국 국회는 우선 FTA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 미국의 재협상 요구 여부는 불분명하기 때문에 한국 국회는 한·미 FTA가 국익에 부합하느냐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익에 부합한다면 우리 판단에 따라 비준안을 처리하고 공을 미국으로 넘기는 게 바람직하다.
◇이 연구위원=한·미 FTA는 한국의 국가 발전 전략이다. 우리의 발전 전략을 미국 눈치를 보면서 미룰 필요는 전혀 없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상황이 엄청나게 복잡해진다. 한국까지 비준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더욱 복잡해질 게 뻔하다.
◇박 원장=오바마 당선인이 미국 경제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으로 보는가.
◇이 연구위원=첫 번째는 조세 정책이다. 중산층을 강화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둘째는 월스트리트에서 비롯된 금융위기의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할 것이다. 금융시스템의 개혁이 뒤따를 게 분명하다. '보다 많은 규제(more regulation)'가 아닌 '적절한 규제(adequate regulation)'를 도입할 전망이다. 회계기준의 강화,금융상품에 대한 최대한의 정보 공개 등이다. 세 번째로는 재생에너지 개발 등 '그린 이코노미'를 통해 성장의 동력을 찾고 고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쓸 것으로 보인다.
◇암스트롱 교수=미국 국민들의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문제는 돈이다. 그는 공공 의료보험 확대,인프라 확충 등 굉장히 많은 약속을 했다. 이를 모두 실현시킬 자원은 제한적이다.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망도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리=유창재·임도원·서기열 기자 /사진=허문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