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은 경기 침체기에 가장 필요한 인재의 유형으로 '히딩크형(型)' 인재를 꼽았다. 히딩크형 인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 축구를 세계 4강 신화의 주역으로 만든 히딩크 감독처럼 선입견 없는 따뜻함과 공정함으로 구성원을 결집시키는 코치 겸 치어 리더를 의미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경영자 대상 사이트인 'SERI CEO' 회원 345명을 대상으로 어떤 유형의 인재를 가장 선호하는지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19.9%가 '히딩크형' 인재를 꼽았다고 밝혔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모험심과 도전정신으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콜럼버스형'(18.5%) 인재와 몸을 아끼지 않고 조직과 상사를 위해 헌신하는 '조자룡형'(18.4%) 인재가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조자룡은 '삼국지'에서 유비를 보필하는 맹장이다.

뛰어난 지략과 판단력을 갖춘 전략가를 의미하는 '제갈량형'(15.6%) 인재와 탐구정신 및 실험정신으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내는 '장영실형'(12%) 인재를 꼽은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이 밖에 응답자의 7.2%는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으로 무장한 '다빈치형' 인재를 각각 선택했다. 다빈치는 르네상스 시대 과학자 겸 예술가다.
정두희 삼성경제연구소 컨설턴트는 "경영자들이 '히딩크형' 인재를 선호한다고 답한 것은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영자들이 조직의 단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