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음식점에 운전사를 동반하고 고급 외제차를 몰고 온 중년여성 수십 명이 집결해 진풍경을 연출했다.
계주가 잠적해 수백억원을 떼일 위기에 놓인 계원들이 긴급 비상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음식점 입구에서는 기골이 장대한 청년들이 비표를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해 삼엄한 분위기마저 자아냈다.
계주인 50대 여성과는 면식이 있지만 회원들끼리는 잘 모르는 표정이었다.서로 처음으로 건네는 말이 ”댁은 얼마나 부었어요?“라는 인사이기도 했다.모임이 진행되면서 계의 규모와 계원들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1년 시작돼 1계좌에 기본이 1억원인데 많게는 10계좌까지 보유한 계원이 있으며 계원은 모두 700∼800명에 이른다는 얘기가 나왔다.계의 규모가 1천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말.
밀담을 나누는 계원들의 입에서는 누구나 알 만한 다수 여성 연예인,전직 고위공직자,대학교수 등의 이름도 들려왔다.
공직자의 부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돈을 떼였다는 게 남편에게 드러나면 집에서 쫓겨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성토가 이어지던 중 계원 한 명이 ”○○○(계주)와 전화통화가 됐는데 11월7일까지 해결을 하기로 했다“고 말하자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귀부인들은 내달 7일까지 고소를 자제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하고 이날 긴급회동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