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간 3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협정 성사로 국내 금융시장이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주가는 하루 사상 최대폭으로 오르며 단숨에 1100선에 다가섰고 환율은 폭락하면서 1200원대로 내려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7원 떨어진 1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락폭으로는 1997년 12월26일의 338원 이후 최대다. 원ㆍ엔 환율도 전날보다 100엔당 200원 이상 폭락,1270원대(오후 3시 기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새벽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양국이 원화와 달러화를 최대 300억달러까지 맞교환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국은 공동 발표문에서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은 이미 체결된 FRB와 10개국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와 마찬가지로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 사정을 개선하고 미국 달러화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경제기초가 건실한 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계약에 따라 한국은행은 원화를 대가로 최대 300억달러까지 달러화 자금을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ㆍ미 통화스와프는 3~4일 안에 공식 체결되며 계약 만기는 내년 4월30일,교환 비율은 교환 시점의 시장환율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미국 FRB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고 한국은행이 10월 경상수지가 1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머지 않아 달러당 1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장이 열리자마자 1000선을 뚫고 올라선 후 상승폭을 키우며 115.75포인트(11.95%) 폭등한 1084.7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폭과 상승률은 증시 개장 이래 최대였다. 코스닥지수도 30.46포인트(11.47%) 오른 296.05를 기록,300선에 성큼 다가섰다.

오후 들어서는 미국 나스닥선물마저 급등세를 탄 데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등하며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100선마저 넘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9.96%,대만 가권지수는 6.29%나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4시 현재)도 10% 이상 급등했으며 상하이종합지수도 2.54% 올랐다.

김인식/유승호/서정환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