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조~10조원 규모의 은행채를 '환매조건부채권(RP)방식'으로 매입하기로 하면서 RP매매 방식과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P 매매는 한은이 일정 기간 후 되파는 조건으로 금융회사가 보유한 은행채를 일시적으로 매입해 주는 것을 말한다. 금융권에 일시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발행시장이나 유통시장에서 직접 은행채를 사는 '직매입'과는 다르다. 한은은 오는 11월7일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은행채를 매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달 중순 '리먼브러더스 사태'이후 얼어붙은 은행채 시장의 경색이 풀리면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은행채 발행이나 차환이 제대로 안돼 시중자금 경색이 나타나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고금리 예금 유치나 양도성예금증서(CD)발행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고,이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한은이 RP 매매 대상에 은행채를 편입함에 따라 은행채 수요가 크게 늘어 이 같은 악순환을 끊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CD금리는 전 주말보다 0.14%포인트 급락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하와 은행채 매입으로 채권시장의 관심이 국고채뿐 아니라 크레디트물(비정부채)로 이동할 여건이 마련됐다"며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또 은행채 외에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이 발행한 채권도 RP 대상에 넣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시장과 중소기업 등에도 자금이 원활히 도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한은은 기대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