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24일 대우조선해양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실제 몸값과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서 6조5000억~6조7000억원 정도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음달 초부터 이뤄지는 세부실사에서 우발채무와 잠재부실 확인 여부에 따라 가치평가 자체가 조정될 수 있다.

한화를 포함한 본입찰 응찰 기업들은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 측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인수가격의 최대 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서면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발채무나 잠재부실이 있다면 한화 측 제시가격보다 3000억원 정도 적은 6조2000억~6조4000억원 안팎으로 실제 몸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5% 이상의 추가적인 가격인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대우조선의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를 포함한 국내외 자회사 부실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망갈리아 조선소는 지난해부터 올해 전망치를 합쳐 총 2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되며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한화는 내달 망갈리아 조선소 등을 비롯한 국내외 대우조선 자회사들에 대한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또 인수전 초기보다 현저히 낮아진 주가와 악화된 조선시황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현재 대우조선 주가는 1만1000원(24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2조1000억원 수준.한화가 사들이는 대우조선 지분(50.4%)의 가격은 1조원이 겨우 넘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500%가량 인정해 6조원 이상을 주고 인수하는 셈이 된다.

한화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세부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보유 현금 및 시흥 군자매립지 등의 자산 매각을 통해 2조원을 충당하고 대한생명 지분 21%를 매각해 1조5000억원 정도를 조달할 방침이다.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 및 전략적 투자자(SI)를 참여시킨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1조5000억원 정도의 투자 여력이 있는 국민연금을 끌어들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외부 투자자를 제외한 내부 자금 조달 규모는 50% 정도지만 이자 등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추가 자산 매각을 통해 자체 자금 조달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창민/안재석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