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회사 20억위안 날려 … 상장사 27곳 리스크 커져

중신타이푸에 이어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거액의 외환손실을 낸 중국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형 상장사 중 27개 회사가 이 같은 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과 홍콩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4일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보고서를 인용,외환이나 금리 또는 주가 관련 파생상품에 가입한 중국 기업 중 약 27개사가 투자손실을 낼 위험에 처해 있다며 중국 국영 고속전동설비그룹은 약 19억9000만위안(2억9000만달러)의 손실 리스크가 드러나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올초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환헤지용으로 모건스탠리의 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국영 투자회사인 중신그룹의 홍콩 자회사인 중신타이푸가 호주달러에 베팅했다가 20억달러 가까운 손실을 냈다고 고백한 데 이어 23일에는 국영 철도회사인 중국중톄와 중국톄젠이 각각 2억8400만달러와 4680만달러의 외환손실 규모를 공개했다. 중국 기업들은 올초만 해도 호주달러 가치가 달러 대비 급등하자 호주달러의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상품에 잇따라 가입했지만 달러 강세로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업체인 수이온랜드와 구리업체인 장시구리 등도 거액의 투자손실 소문이 돌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3분기에 1억7200만위안(2500만달러)의 투자손실을 냈다고 발표한 장시구리는 자회사인 진루이선물이 선물거래로 10억위안(1억46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