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처럼 놀고, 버핏처럼 먹고, 버핏처럼 생각하라‥한국 슈퍼리치 '버핏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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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융주에 멀리 보고 장기투자
알짜매물 많은 부동산 경매 기웃
최소3년~넉넉잡아 5년 묻어두기
"다른 투자자들이 탐욕을 부릴 때는 두려워하고,그들이 두려워할 때는 탐욕을 부려야한다. "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에 밤잠을 못이루고 있는 '개미'들에게 보내는 '오마하의 현인(賢人)'의 조언이다. 실제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이 같은 자신의 투자철학을 실천하느라 요즘 여념이 없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제너럴 일렉트릭(GE)에 투자했고,미 국채에 묻어두었던 개인재산을 동원해 미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국내 일각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큰손' 투자자들 가운데 미국 금융주 등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우량 물건들이 싼 값에 쏟아지고 있는 경매시장을 기웃거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건전한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지만 이번 고비를 잘 넘기면 시장 지배력이 커져 투자자들에게 보상할 것"이라는 버핏의 추종자들이다.
◆미국 금융주 직접투자 늘어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이 회사의 전체 미국 주식 매수주문에서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98%,이달에는 99%로 늘어났다. 개인들은 특히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가까스로 구제된 AIG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종전까지는 비자와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의 매수 주문이 많았지만 9월 이후에는 90% 이상이 AIG에 몰렸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 관계자는 "미국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리스크관리에 실패하면서 위기에 빠졌지만,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있다"며 "미국 금융주 투자에 나서는 고객들은 대부분 앞으로 5년 정도 후를 내다보고 장기투자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경매 입질하는 투자자들
부동산 시장에선 경매시장에서 '알짜' 매물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3회 유찰돼 감정가보다 값이 떨어진 물건이 이들의 집중 타깃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는 광진구 구의동 아파트가 감정가 6억원의 93%인 5억5700만여원에 낙찰됐다. 2회 떨어져 감정가 64%인 3억8400만원에 매각을 시작한 물건이었는데,응찰자가 45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낙찰가가 매각 시작금액보다 1억7300만여원 비싸졌다. 경매에 드는 제반비용을 포함하면 시세와 거의 비슷하게 낙찰받은 셈이다.
지난달 25일에는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가 2회 유찰된 후 최초 감정가(20억원)의 82%인 16억4400만원에 주인을 찾아가기도 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권리관계 등에 별로 문제가 없는 '깨끗한' 물건의 경우 몇 차례 유찰이 되더라도 결국에는 집주인을 찾아가게 마련"이라며 "경매로 내집마련을 해 5∼10년 정도 실거주할 목적이라면 지금 경매시장을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단기 고수익 욕심은 버려라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식이건,부동산이건 요즘 투자에 나서려는 워런 버핏형 투자자들에게 "투자기간을 5년 정도로 길게 잡는 게 필수"라고 조언한다.
최철민 미래에셋증권 서초로지점장은 "최근의 금융위기는 사상 유례가 없는 전 세계적 동반 위기이기 때문에 회복기간을 1∼2년으로 잡는 것도 짧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소 3년,넉넉 잡아 5년 정도는 묻어둘 생각을 하고 자기자본으로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