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23일 은행과 지주사를 포함,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을 20% 삭감하는 자구방안을 내놨다. 적용 대상도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행장은 물론 신한카드와 굿모닝신한증권,신한생명 등 주요 계열사 CEO로 확대됐다.

은행 외에 이들 계열사의 임원 및 본부장도 10%씩 연봉을 줄이기로 했다. 자율결의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부서장급들도 일부 자진 반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지금까지 은행들이 내놓은 자구방안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삭감으로 신한은행 경영진의 연봉은 2005년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또 국내 100여개 지점을 통폐합하고 본부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사실상 구조조정에 가까운 조직개편도 단행하기로 했다. 비업무용 자산의 매각과 불요불급한 자산 처분은 물론 판촉을 위한 각종 이벤트와 프로모션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CEO 연봉 20% 삭감 … 100여개 지점 통폐합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미국 국채와 지방정부채권 3300만달러를 매도한 데 이어 해외 점포의 유가증권도 매각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래하는 7만여개 기업 20조원 규모의 대출금을 만기연장하고 대주단 협약에서 제외되는 중견 건설사에는 자체 '프리 워크아웃(Pre-Workout)'을 실시할 계획이다.

가계의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거치 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최대 30년까지 만기를 조정해 주기로 했다.

현재 분할 상환 중인 대출도 대환을 통해 거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소외자를 위한 지원대책으로 서민맞춤대출 서비스를 실시하고 사금융 이용자를 제도권 금융으로 흡수하기 위해 대출신청자의 신용도에 맞는 대출상품 안내서비스를 개발,1∼2개월 이내에 시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신용경색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