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펀드를 판매하고 운용하는 금융회사들은 꼬박꼬박 보수와 수수료를 챙기면서 큰 돈을 벌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내부에선 "투자자를 오도한 책임을 통감하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펀드 보수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인하에 나선 곳은 없는 실정이다.
23일 한국펀드평가와 업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 22일까지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의 손실금액은 55조8478억원에 달한다. 이 중 국내 주식형펀드가 26조8595억원,해외 주식형펀드가 28조9939억원이다.
반면 펀드를 판매하고 운용하는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보수로 큰 수익을 챙겼다. 올 상반기 은행들은 7300억원을 벌었고,증권사는 1분기(3~6월)에 2496억원을 거둬들였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도 1분기에 운용보수로 3848억원을 벌었다.
펀드비용은 크게 보수와 수수료로 나뉜다. 보수는 판매사와 운용사들이 가입 기간에 지속적으로 떼는 돈이고 수수료는 가입 또는 환매시 한 번만 받는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수수료로 투자금액의 0.99∼1.01%,보수로 2.07%를 내야 한다.
투자자들은 "펀드가입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는데도 금융회사들은 형편없는 서비스와 정교하지 못한 운용능력에 비해 턱없이 높은 보수로 펀드 구매자들을 두 번 죽인다"며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와 보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도 이 같은 필요성에 공감,간접적으로 업계에 펀드 수수료 및 보수를 인하할 것을 요청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펀드 판매보수를 판매수수료로 전환해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업계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도 "불완전판매 여부를 떠나 그동안 판매사와 운용사들이 펀드투자자를 오도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고객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금융회사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펀드투자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