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지분 20% 인수 추진 … 콜린 닷지 부사장 "인수·합병 모색"

일본 닛산자동차가 미국 크라이슬러 등 다른 메이커에 대한 지분 참여나 전략적 제휴 등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혀 글로벌 자동차 업계 재편의 핵심고리로 주목받고 있다.

콜린 닷지 닛산 수석부사장(53·사진)은 23일 일본 본사에서 한국 진출 전략 등을 설명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합병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 자동차회사 등에 대한 지분 소유 및 동맹관계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엔 실패한 동맹이 많지만 닛산-르노 그룹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낸 최고의 사례"라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파트너십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외신들은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GM과 합병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크라이슬러 측에 20% 선의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분 인수가 성사되면 르노-닛산의 제휴에 크라이슬러도 합류할 것으로 관측되며,이들 3사의 글로벌 생산·판매대수는 900만대 안팎으로 도요타(2007년 기준 936만대)에 근접하게 된다. 이들 3사는 크라이슬러가 닛산의 픽업트럭 제조를 맡고,닛산은 크라이슬러에 소형차를 공급하는 방식의 제품 공유에도 합의한 바 있다.

르노-닛산은 지난 3월엔 러시아 최대 자동차회사인 아브토바즈 지분 25%를 인수했고 5월엔 인도 업체와 합작으로 초저가차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바샤시를 세웠다. 닷지 부사장은 "크라이슬러가 닛산공장에서 타이탄 후속 모델을 포함한 2~3개의 픽업트럭 차종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닷지 부사장은 닛산 브랜드의 한국 진출과 관련,"이미 판매가 확정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로그와 무라노,중형 세단 알티마를 포함해 모두 7∼8개 차종을 단계적으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소형차 큐브와 스포츠카 GT-R,신형 스포츠 쿠페 370Z 등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닛산이 한국에 내놓는 차종들은 기존 시장에는 없는 차별화된 스타일의 모델로 무단변속기(CVT) 등을 통해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닷지 부사장은 주력 차종의 하나인 로그가 수입 콤팩트 SUV시장의 최강자인 혼다 CR-V와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질문에 "미국 시장에선 로그의 실적이 더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도쿄=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