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선방하던 대형 IT주들이 무너지고 있다. 환율 효과도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22일 오후 2시 37분 현재 삼성전자는 4.72% 내린 49만4500원에 거래되며 지난 17일에 이어 또 다시 50만원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하이닉스는 하한가로 추락했고, LG전자LG디스플레이도 각각 9.69%, 12.86% 하락했다.

특히 이날 원/달러 환율이 3.2% 가량 오른 가운데 하락이어서 환율 수혜주라는 수식어를 무색케하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IT주들은 환율 상승 효과로 그나마 지수 하락에 비해 선방했는데 글로벌 수요 급감 앞에서는 더 이상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 쇼크가 실물 경제로 전이돼 기업용 PC와 휴대폰 등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인텔은 노트북 등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업용 PC 주문 감소를 이유로 4분기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밝혔으며, 대만의 노트북 업체들도 지난달 기업용 주문 감소를 들어 올해 판매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계가 감산과 구조조정 등에 나서고 있지만 세계적인 수요 감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며 "미국, 유럽, 중국 등 모든 지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2001년 IT버블 붕괴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