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패션] 멋쟁이는 '유러피안 수트'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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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남성 정장 코드는 '슬림한 클래식'이다. 지난해까지 남성복 시장을 주도한 미니멀리즘(단색에 장식을 최소화한 패션)트렌드가 지는 대신,1920년대 자유롭고 감성적이던 유럽 문화의 영향을 받은' 유럽풍 클래식 스타일'이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 등 남성복 업체들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몸에 딱 맞는 정통 유럽 스타일을 강조한 정장을 가을 신제품으로 일제히 내놨다.
◆슬림하면서도 편안하게
올 가을 신상품들은 몸에 달라붙어 곡선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몸을 따라 흐르는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제일모직의 정희진 갤럭시 디자인 실장은 "올 가을 정장은 슬림한 디자인이 여전히 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버튼 중심으로 상의의 길이가 다소 짧아지고 어깨 모양이 한층 부드러워진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바지도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김나라 로가디스 디자인 실장은 "예전에는 허리 부분에 주름이 2개(투턱,two tuck)로 여유가 있었으나 이제는 주름이 한 번(원턱,one tuck) 접히거나 아예 없어지는 노턱(no tuck) 경향을 띠고 있고 바지통도 좁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끼의 부활
클래식 바람을 타고 1990년대 초 유행한 스리피스 정장이 다시 등장하면서 조끼(베스트)와 더블 브레스트(단추를 두 줄로 단 상의)가 핫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끼 신상품은 이전보다 한층 세련되고 모던해졌다. 예전에 밋밋하던 조끼 라펠(깃) 부분에 칼러를 달거나 단추 한 개나 두 개를 달아 포인트를 주고 있다. 조끼는 정통 정장과 함께 입으면 격식을 갖출 수 있고 청바지나 캐주얼 재킷과도 코디가 가능한 실용적인 아이템이다. 특히 노타이 차림일 때 갈색 조끼에 베이지 셔츠를 함께 입거나 검은색 셔츠를 받쳐 입으면 제격이다. LG패션의 문경아 마에스트로 디자이너는 "조끼는 패션성을 가미할 경우 진가가 발휘된다"며 "단추로 포인트를 준 조끼에 흰색 셔츠,오렌지색 타이,갈색 구두와 벨트를 착용하면 올가을 멋쟁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블 브레스트 정장도 정통 영국식 느낌을 살리면서 젊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2개의 버튼을 두 줄(단추 4개) 또는 세 줄(단추 6개)로 달아 고풍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
◆네이비(짙은 남색)·브라운 색상 늘어나
색상의 경우 예년보다 다양해졌다. 코오롱패션의 송은영 캠브리지멤버스 디자인실장은 "세련되면서도 중후한 멋을 강조한 검은색 정장들이 대세이지만 네이비와 회색,낭만적인 초콜릿 브라운 색상을 사용한 옷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네이비색 정장이 예년보다 많이 선보였다. 특히 블루톤 색상의 수트를 여러 브랜드에서 내놓았다. 회색 바탕에 블루나 브라운을 결합한 독특한 색상의 옷들도 눈에 띈다. 소재는 따뜻하면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울이나 캐시미어,부드러운 광택의 느낌을 주는 울실크 등 천연소재가 주로 사용됐고 패턴은 무늬가 없는 솔리드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