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1시1분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를 479억원 순매수하며 닷새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유형별로는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전기전자(360억원), 기계(73억원), 통신(70억원)등을 대거 매수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대책 발표가 예정돼 있는 건설업종도 48억원 사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역시 순매수(13억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수는 아직 간헐적인 움직임에 불과하며 지속적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올 들어 외국인들은 이머징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미국 부동산 침체로 시작된 신용위기 사태로 외국인들이 현금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은 2008년 들어 한국 시장에서 무려 33조7800억원 순매도(10월20일 기준)를 기록했고, 10월 들어서만 4조원 가까이 내다팔았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각국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발표되면서 금융기관들이 한 숨을 돌리고 있고 증시도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지만, 아직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귀환'할 낌새는 보이지 않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각국 정부의 지원을 고려할 때 글로벌 상업 및 투자은행이 자체 조달해야하는 금액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외 금융기관인 보험, 연금펀드, 헤지펀드의 조본조달 규모가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아 안심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수준이 높다는 점도 외국인 매도를 지속케 하는 요인이다.
이 연구원은 "올 들어 원화가치는 달러대비 29% 급락해 다른 신흥아시아 통화가치에 비해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는데, 이를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환헤지를 하지 않을 경우 환차손이 다른 국가에 비해 크게 발생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도 규모가 축소될 수는 있지만 원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이상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