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주식 매매 때 필요한 현금 비율인 위탁증거금률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현금을 늘리고 신용융자와 미수거래를 축소해 사전에 투자자들의 손실과 함께 증권사들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마다 위탁증거금률을 종전보다 높이는 종목을 잇달아 확대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지난 주말부터 큐앤에스 인크루트 쎄믹스 등 3개 코스닥 종목을 주식위탁증거금률 100%가 적용되는 종목군에 새로 포함시켰다. 키움은 지난달 풍림산업 성원건설 등 건설사만 9개를 추가하는 등 한 달여 동안 40개 종목을 늘렸다. 주가가 급락해 미결제 위험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우증권은 지난달부터 한 달여 동안 99개 종목을 추가해 총 1141개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 100%를 적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기간 70개 종목을 추가했다. 지난해 평균 900개 수준을 유지하던 삼성증권도 현재 총 1070개로 늘린 상태다.

증권사들은 특히 최근 들어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통화옵션상품인 키코에 가입해 환손실을 낸 중소기업과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을 받고 있는 일부 건설사를 증거금률 100% 종목에 포함시키는 추세다.

증거금률이 100%가 되면 매입하는 주식 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미수거래나 신용융자 등을 할 수 없게 된다. 위탁증거금률은 증권사마다 기준이 다소 다르지만 대개 30%,40%,100%로 나뉜다. A종목의 증거금률이 30%라면 100만원어치의 주식을 사는 데 30만원의 현금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통상 우량주일수록 낮은 비율이 적용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거금률 인상은 과도한 미수거래와 신용융자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증권사로서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ng.com